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개최

배달 라이더 등 도급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지 여부를 두고 11일 노사 간 공방이 격화했다. 특히 사용자 측은 정부가 진행한 '도급제 근로자 실태조사'와 관련해 "친노동계 연구기관이 수행해 객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 측은 "사용자 측이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고 연구 주체를 깎아내려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반박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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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현 제도 안에서 최저임금 적용 가능…법적 근로자성 집착 말아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도급제는 계약에 따라 일의 성과·물량에 맞춰 보수를 받는 근로 형태다.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3~4차 전원회의에서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근로자 위원들이 정부가 최임위에 한해 공개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실태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의 반발로 논의를 매듭짓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노동계는 현행 제도 안에서도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가능하다며, 최임위가 노동자성 판단에 매몰되지 말고 구체적인 적용 방식과 산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도급제 노동자들 중 법률상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거나 고용·산재보험에 가입된 직종 등의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용 종속성·경제적 종속성이 매우 높은 직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두고 법률 해석 경로에만 집착하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후적 판단의 한계에 갇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4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부 장관의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결정 여부' 심의 요청이 있었고 노동부 실태조사까지 나왔지만, 노·사·공 논의는 또다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지 않은지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들이 생업을 포기한 채 세종시 노동부 청사 앞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이 바라는 것은 헌법 제32조에 명시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임금 보장"이라고 덧붙였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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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정부가 친노동계 연구기관에 용역 의뢰…객관성 잃어"

반면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가 법적·제도적 한계에 직면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도급제 임금 근로자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별도 조율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는 최저임금법과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서에도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에 관한 노동부의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서도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류 전무는 "그간 노동계가 계속 주장하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심으로, 당초 공익위원들이 권고한 내용과 거리가 있다"며 "연구 수행 주체와 자료 조사 방법 측면에서 객관성의 한계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간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대표적인 친노동계 연구기관이, 당사자인 양대 노총이 자료를 수거해 수행한 용역은 정부 용역으로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며 "현실적인 법 적용 문제에 더해 근거 자료 측면에서도 사전적인 최저임금 별도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용자위원들의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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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가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적용 필요성과 대상 범위, 산정 방식 등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법정 심의기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 등 주요 쟁점들이 남아 있어,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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