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헬스케어 자산운용사 CBC그룹
한국서 첫 기자간담회 열고 투자 계획 밝혀
KIC도 투자…K헬스케어 글로벌 진출 지원

"바이오테크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기술과 R&D(연구개발)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한국의 역량도 탁월하고요.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결국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요. 한국의 뛰어난 기술에 우리의 글로벌 자본과 네트워크를 붙이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조기철 CBC그룹 시니어 MD 겸 공동가치창출(JVC) 부문 대표


헬스케어 전문 자산운용사 CBC그룹이 지난 10일 서울에서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전략과 한국 시장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2014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CBC그룹의 현재 운용자산(AUM)은 108억달러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운용자산 28조원 세계 최대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탄생…K헬스케어 교두보 기대감

경한수 CBC그룹 프라이빗 크레딧 및 로열티 부문 대표. CBC그룹

경한수 CBC그룹 프라이빗 크레딧 및 로열티 부문 대표. CB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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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그룹은 아시아 최대를 넘어 세계 최대 헬스케어 투자사로 변신할 예정이다. CBC그룹은 지난달 유럽 최대 헬스케어 투자사 GHO캐피탈과 결합 계획을 발표했다. 합산 AUM은 21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결합의 핵심 목표는 지역적 시너지다. CBC그룹은 아시아-태평양을 축으로 한 '트랜스퍼시픽(Trans-Pacific)' 투자에, GHO캐피탈은 유럽-북미를 잇는 '트랜스애틀랜틱(Trans-Atlantic)' 투자에 각각 강점을 지닌다.

경한수 CBC그룹 북미총괄대표 및 글로벌 프라이빗 크레딧 및 로열티 부문 대표는 "두 축이 연결되면 전 세계 헬스케어 R&D 지출의 9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 전역을 아우르는 투자 플랫폼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유럽·북미를 잇는 투자 네트워크는 K-헬스케어가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한국은 과학기술·임상·제조 역량이 뛰어나고, 바이오테크·미용·바이오시밀러·신약 분야에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2021년 휴젤 인수를 계기로 국내 무대에 알려진 CBC그룹의 한국 누적 투자금액은 공동투자를 포함해 약 15억달러(2조원) 규모다. 국내에서 장기적으로 펀드를 직접 결성·운용하기 위한 GP(업무집행사원) 라이센스도 취득했다. 한국 바이오 생태계에 대한 평가도 높다. 조 대표는 "1400여 개에 달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이 있고, 내수시장이 작아 처음부터 글로벌을 노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K바이오테크, 기술 좋지만 펀딩·글로벌 네트워크 부족으로 성장 한계"

조기철 CBC그룹 공동가치창출(JVC) 부문 대표. CBC그룹

조기철 CBC그룹 공동가치창출(JVC) 부문 대표. CB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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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두 대표가 진단한 한국 바이오의 구조적 한계는 뚜렷하다. 조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자금 부족으로 기술을 너무 일찍 라이선스아웃(특허·기술·물질·노하우 등의 지적재산권(IP)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계약)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최종 딜 사이즈가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기업공개(IPO)를 최종 목표처럼 삼는 관행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조 대표는 "바이오테크에서 IPO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잠재력을 고려하면 더 큰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한국 기술을 사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으며 끝까지 나아가는 중국 바이오테크들은 현금 대가로만 3500억~4000억원씩을 챙겨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면 한국이 미 FDA 신약 승인을 받은 사례는 지난 20여 년간 LG화학·SK바이오팜·유한양행 등 약 9건으로 대형사에 집중돼 있다.


CBC그룹의 해법은 한국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바이오테크·제약사의 개별 신약 IP를 라이선스로 가져와 펀드 산하에 별도의 운영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에서 글로벌 전문인력을 직접 고용해 임상시험과 상업화를 주도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투자공사(KIC)를 앵커 투자자로 하는 바이오테크 펀드를 준비 중이다. 국부펀드인 KIC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 직접 공동투자자로 나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경 대표는 "KIC와의 파트너십은 기술력 있는 한국 기업과 글로벌 투자 기회를 원하는 기관투자자, 양쪽을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칭 '뉴브리지(NewBridge)' 펀드의 목표 결성액은 3억달러(약 4500억원)이며, KIC 외에 국내외 다른 LP에게도 참여 기회를 열어둘 예정이다. 1차 클로징은 2억달러 이상 규모로 이번 여름 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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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GHO와의 결합으로 유럽·북미 네트워크까지 더해지면 한국 바이오테크이 세계 시장에 더 빠르게, 더 높은 가치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투자자들에게도 초고속 성장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 대표는 "헬스케어는 전문 투자사의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섹터"라며 "비즈니스 모델·임상·규제 등 복잡도가 높은 만큼 깊은 전문성 없이는 제대로 된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스케어를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사는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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