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행복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젊은 세대
이혼, 끝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 커져
이혼 인증샷 공유에 찬반 논란 일기도

편집자주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최근 중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결혼관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결혼하지 않아도 홀로 고가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화보를 촬영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웨딩드레스, 턱시도를 고집하지 않는다. 대신 중국 전통 혼례복을 입고 중국 유명 관광지에서 추억을 남긴다. 이혼한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한다. 이런 문화는 전통적인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기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소비와 정체성 표현에 집중하는 젊은 층의 새로운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 '이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샤오홍슈.

중국에서 '이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샤오홍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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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웨딩드레스 입고 화보 찍는 MZ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 화보를 찍은 사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관심이 높아졌지만, 최근엔 패키지가 출시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2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부담이 없어 예약하지 않으면 촬영이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웨딩드레스를 대여해주는 업체에서 가볍게 스냅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아졌다. 지역과 사진 장수, 드레스 브랜드 등에 따라 패키지 가격은 200위안(약 4만원)에서 6000위안(약 135만원)까지 다양하다.

과거엔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결혼의 전유물이었지만, 자신의 젊고 아름다운 시절을 기념하는 사진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젊은 층 사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웨딩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바이두.

중국 젊은 층 사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웨딩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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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후닷컴은 지난달 인 웨딩사진 현상을 보도하면서 혼자 웨딩촬영한 리미 씨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리미씨는 "메이크업, 스타일링, 의상, 촬영, 보정까지 1000위안(약 22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 촬영을 진행했다"면서 "혼자 찍기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촬영이 가능해 만족한다"고 했다. 예비부부들을 위한 정해진 컨셉트가 아니라 한 사람을 위한 촬영이기에 선택의 폭이 넓어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중국 관광지에서 전통 혼례복 입고 화보 촬영

전통 혼례복 입고 결혼식 사진 찍은 중국사람들. 중국 웨이보.

전통 혼례복 입고 결혼식 사진 찍은 중국사람들. 중국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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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예비 신부, 신랑들 사이에서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중국 전통 혼례복이나 한푸를 입고 스냅사진을 찍는 것도 인기다. 최근 중국 MZ들은 중국 전통 관련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중국 유명 관광지를 찾아 자신들만의 특별한 사진을 찍는다. 특히 중국 시안, 둔황, 고궁 등 유명관광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골목 등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과 명소에, 실내와 야외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데 보통 1500위안~20000위안(약 33~451만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일보는 10일 "한때 구식이라 여겨졌던 전통 요소가 이제 젊은 세대 사이 자기표현과 정체성의 문화적 상징이 됐다"고 짚었다. 통계에 따르면 궈펑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2조 5000억 위안(약 564조)을 넘어섰고, 2028년에는 3조 위안(약 677조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 


요즘 이혼한 부부가 민정국(혼인신고 담당 행정기관) 근처를 산책하고 이를 기록하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트렌드다. 이혼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는 젊은 층 중심의 문화로 해석된다.


SNS상에서 '이혼 사진'이 유행하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혼을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 이들이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자기표현을 한 것이라는 입장과 이혼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 수단이라는 입장이 맞섰다. 사진작가들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혼 역시 삶의 기록이라고 여기는 작가들도 있지만, 반면 촬영 분위기가 침울하고 불편해 촬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작가도 있다. 특히 이혼 사진 촬영이 이혼율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위자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 사회연구센터 조교수는 이혼 촬영이 이혼에 대한 사회 관점이 관대해진 영향이라고 짚었다. 저우샤오옌 충칭사범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혼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지만 이제는 이혼 역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라면서 "이혼은 더이상 실패가 아닌 경험인 것"이라고 했다.


지웨이 작가는 "이혼을 앞둔 부부가 민정국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카메라에 담아 이혼증을 받고 헤어지는 모습을 모두 담는다"고 했다. 영상은 보통 1분 30초 정도다. 그는 "민정국을 나서자마자 여자가 펑펑 울음을 터뜨려 마음이 아팠다. 순간 촬영을 후회했다"고 떠올렸다. 사진이나 영상 역시 침울한 분위기에 슬픔과 후회를 담고 있어 촬영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결혼식 영상 촬영보다 이혼 영상 촬영 문의가 더 많다"고 했다.


수치로는 혼인율 증가, 이혼신고 수 감소…전문가 "일시적 현상"

중국 민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혼인신고 건수는 676만 3000쌍, 이혼신고 건수는 274만 3000쌍이다. 2024년과 비교해 보면 혼인신고 건수는 65만 7000 증가, 이혼신고 건수는 77만 쌍 감소한 것이다. 수치만 보면 혼인율은 급증, 이혼신고 수는 감소했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입 모은다. 중국 젊은 세대는 높은 실업률과 주거비 부담, 불안전한 고용 환경, 자녀 양육비 부담 등 때문에 '결혼제도'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기존에는 예비부부 중 한 사람의 호구(호적) 등록지에서만 혼인신고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혼인 등록 기관에 방문하면 혼인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개편했다. 결혼 시 신랑 쪽이 신부 쪽에 내는 결혼지참금(차이리), 호화 결혼식에 대한 문화도 점차 바뀌는 분위기다. 또 출산, 육아비 부담을 낮추겠다면서 병원비, 보육비 등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도 늘리고 있다.


중국 혼인증과 이혼증. 중국 바이두.

중국 혼인증과 이혼증. 중국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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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급증하는 이혼율을 막기 위해 30일 유예기간을 의무화하는 '이혼 냉각기'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혼하기 위해선 30일은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데 이 기간에 부부 중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뀔 경우 이혼은 무효가 된다. 정작 이혼하고 싶어도 당장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운 것이다. 중국 민정부 담당자는 "충동적으로 이혼을 결정하는 분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부여한 것"이라면서 "이혼 당사자들에게 정서적인 의사소통, 심리 상담, 관계 회복 등 결혼 및 가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대책 마련에도 인구 절벽의 흐름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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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올해 초 중국 정부가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둘째, 셋째 출산까지 허용하면서 각종 인센티브를 도입했지만, 인구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 출생아 수가 소폭 늘었지만, 사망자 수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유엔(UN)은 2100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절반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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