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 급한 불은 껐지만
‘재정 악화’ 인니와는 체급 달라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양한 외환 시장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에 육박할 경우 선제적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환율 1600원 뚫리면 물가 폭탄…한국은행이 한꺼번에 0.5%P 올릴까 [주末머니]
AD
원본보기 아이콘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의 영향으로 156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 재개 등으로 1520원대까지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4월 해외투자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금리 인상(50bp) 선례와 맞물려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재정건전성 악화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받았고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사이클 호황에 힘입어 재정건전성이 양호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통화 약세의 근본적 원인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외화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해 당장 빅스텝을 밟기보다는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물량 확대 등 외환 정책을 통한 접근이 우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환율이 전고점을 넘어 1600원 내외까지 접근할 경우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환율 급등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모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1년에 걸쳐 약 0.2~0.3%포인트 상승하는 단기 효과(0.31%P)가 발생한다. 특히 환율 상승세가 3개월 이상 장기간 유지될 경우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장기효과는 1.30%포인트로 크게 증폭돼 장기 인플레이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올해 연평균 환율이 1565원 수준까지 올라갈 경우 물가 부담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D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외환당국이 주도하는 정책들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선제적인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