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 사태에 상장리츠 시장 흔들
"미·일처럼 유동성 안전판 마련해야
증자 늦고 사내유보 막혀 위기 키워"

리츠업계 대표이사들이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도 제도적 한계로 흑자도산 위기에 몰린 시장을 구하기 위해 공동 호소에 나섰다.


한국리츠협회는 리츠 운용사 대표이사들과 합동으로 최근 국회와 정부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안정화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협회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드러난 시장 불안이 개별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법 개정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요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 전경. 제이알글로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요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 전경. 제이알글로벌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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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해외 주요국처럼 우량 자산을 보유한 리츠가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를 대비해 제도적 안전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주식배당을 통한 현금 유보가 가능하고, 일본은 중앙은행이 J-REITs를 매입하는 것처럼 국내도 우량 리츠를 대상으로 한 유동성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도시기금이 앵커리츠에 출자해 회사채 매입을 지원하는 방안과 자산 매각 차익 일부를 사내에 유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또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규정과 수개월씩 걸리는 유상증자 절차도 손질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은 국토교통부 인가 등 절차가 길어 실제 자금 조달까지 4~6개월이 걸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때문에 리츠들이 단기 회사채에 의존하게 됐고, 금리 상승이나 신용경색이 닥치면 충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꾸거나 주요 선진국들을 유상증자 제도를 본떠 한 달 안에 끝내는 패스트트랙 도입도 건의했다.


이 같은 요구의 배경에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있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상업시설·물류센터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달 기준 운용 리츠가 463개, 투자자는 40만명, 자산 규모는 약 123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1호 해외투자 상장 공모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상장 리츠로는 첫 디폴트 사례다. 이후 리츠 주가가 급락하고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리츠업계 CEO들 "흑자도산 막을 제도 개선 시급" 공동 탄원[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협회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close 증권정보 348950 KOSPI 현재가 1,182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1,182 2026.06.11 10:17 기준 관련기사 빌딩값 그대로인데…제이알글로벌리츠는 왜 무너졌나 시총 2300억 제이알리츠, 회생절차 신청…소액주주 피해 우려 배당소득 분리과세 '막차' 논의…"배당 우등생 리츠 빠뜨리면 취지 퇴색"[부동산AtoZ] 가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도 일시적 자금 경색에 빠진 이른바 '흑자도산' 사례라고 주장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정부가 2034년까지 임차하기로 한 오피스 빌딩인 파이낸스 타워를 보유하고 있고 향후 8년간 들어올 순임대료가 약 6500억원에 이른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협회는 "벨기에 자산에 캐시트랩이 발동되는 과정에서 해외 채권단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며 "관련 소송도 현지에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캐시트랩은 임대수익 등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배당이나 신규 투자에 쓰지 못하게 하고 차입금 상환에 먼저 쓰도록 묶어두는 장치다. 협회는 이 조치로 현지 임대수익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했고 결국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국내 단기사채를 갚지 못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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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산의 헐값 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과 함께 약 3만명의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리츠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연말까지 1조1500억원어치 만기가 돌아온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 이후 상장리츠 평균 주가는 한 달여 만에 20.6% 하락했고,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배당 여력이 떨어지고 시장 신뢰도 더 약해질 수 있다. 협회는 "리츠 시장 전체 신뢰 하락과 임박한 금리 상승 국면이 맞물려 시장이 붕괴될 경우 수많은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과 국부 유출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리츠업계 CEO들 "흑자도산 막을 제도 개선 시급" 공동 탄원[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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