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대상 약제 처방 현황 분석
독감 10건 중 8건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
건보공단 "약제 처방에 급여기준 정비 필요"
합병증 없는 단순 독감 진료에서도 10건 중 1건 이상에 항생제가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과잉 처방으로 규정하고 급여기준 정비 필요성을 제시했다.
건보공단은 2023년 7월~2024년 6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진단받은 성인 환자 약 140만건을 대상으로 항생제와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 현황을 분석했다고 11일 밝혔다.
분석 결과 전체 독감 진료의 18.3%에 해당하는 저위험 에피소드(합병증 없는 단순 독감 진료, 25만6823건)는 항생제 투약 필요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13.3%에서 항생제가 처방됐다. 공단은 이를 항생제 과잉 투약 사례로 봤다.
항생제 처방이 오히려 진료 기간을 늘리는 경향도 확인됐다. 항생제를 처방받은 에피소드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진료 기간이 평균 약 13% 더 길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고 공단은 밝혔다. 환자 연령별로는 18세~40세 미만에 비해 40세~65세 미만은 13%, 65세~75세 미만은 24%, 75세 이상은 29% 진료 기간이 더 길어, 고령일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위험 에피소드의 항생제 처방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 특성을 분석한 결과 진료과목과 의사 연령이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저위험 에피소드에서 항생제를 처방할 교차비(OR)는 이비인후과가 기타 과목 대비 3.08배로 가장 높았고, 일반과(약 1.65배)·소아청소년과(약 1.53배) 순이었다. 반면 내과는 약 0.69배로 가장 낮았다. 의사 연령별로는 45세 미만 의사에 비해 65세 이상 의사의 처방 가능성이 약 2.03배 높았으며, 55~65세 미만 의사는 약 1.34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률은 평균 77.2%(중앙값 91.4%)로, 독감 진료 시 소화기계용 약제를 기본으로 병행 처방하는 관행적 사용 양상도 이번 분석에서 확인됐다.
진료과목과 의사 연령에 따라 처방 양상도 달랐다. 항생제 처방률은 내과(19.0%)가 가장 낮은 반면 소아청소년과(37.5%)와 이비인후과(32.4%)는 높았다. 소화기계용 약제는 이비인후과(84.6%)가 높고 소아청소년과(62.9%)는 낮았다. 의사 연령별로는 항생제 처방률이 45세 미만(23.3%)에서 낮고 65세 이상(33.2%)에서 높은 반면,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률은 45세 미만(83.9%)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의료인이 환자를 위해 방어적으로 항생제와 소화기계용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정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영민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합병증이 없는 단순 독감 단계에서 선제적 항생제 처방이 전체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데 큰 실익이 없다"며 "의료계와 국민이 약물 오남용을 줄이려는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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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관계자는 "합병증 없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과 관행적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에는 급여기준 정비 등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불필요한 약물 복용으로 건강상 문제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보험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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