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우려에 코스피지수 급등락 반복
이달만 코스피 9%, 코스닥 10%가량 빠져
"주요국 대비 여전히 저평가" 의견 다수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국내 코스피도 2% 이상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1.20p(2.86%) 내린 7509.62로 장을 시작했다. 2026.6.11 조용준 기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해지면서 우리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급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 대비 밸류에이션상 여전히 저평가 수준이라 조정 후 재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우려에 코스피 하락출발 후 반등 도전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6% 내린 7509.62에 개장한 뒤 하락 폭을 줄여 오전 10시6분 기준 0.45% 내린 7659.68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1.52% 내린 937.17에 장을 시작한 뒤 상승 반전해 1.48% 오른 965.75에 거래되고 있다. 조정장이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이달에만 9%가량 하락했고, 코스닥은 10% 내려갔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간밤 미국 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62%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98%의 낙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57% 내렸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전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어떤 압박이나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것"이라고 대응했다. 양측의 충돌이 다시 격해지면서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 등이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지속되며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며 "충돌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이 장 초반 하락을 딛고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오전 10시10분 기준 SK하이닉스가 전 거래일 대비 4.20% 오른 213만4000원에 거래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0.66% 오른 30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2.03%), 삼성전기(0.50%), 한미반도체(4.63%) 등도 상승세다. 반면 현대차(-2.16%), LG에너지솔루션(-2.20%), 삼성생명(-2.45%), HD현대중공업(-1.56%) 등 비반도체주는 약세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8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며 24거래일 연속 팔자를 나타냈다. 기관도 1000억원가량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9000억원 이상 순매수로 대응 중이다.
코스피 여전히 저평가…저PBR 기업 명단공개 빨라질 듯
코스피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주가순자산비율(PBR) 측면에서 저평가라는 분석이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나왔다.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던 일본 사례를 우리 정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디스카운트에서 프리미엄으로: 한국 저PBR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한 제언' 보고서를 전날 공개하고 "국내 증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 효율성 개선 등 기업 스스로 총주주수익률(TSR)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BCG는 코스피가 1년 만에 3배 이상 상승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라고 지적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 기반 코스피 PBR은 1.9배로 미국(4.9배), 대만(4.0배), 인도(2.8배)는 물론 유럽(2.2배)과 비교해도 확연히 낮다.
BCG는 "정부의 제도적 전환과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주요 섹터의 이익 개선이 1차 리레이팅(재평가)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나머지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 제고와 주주 가치 제고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 2차 리레이팅을 이끌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TSR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 증가로 증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데다 주주 행동주의의 부상으로 TSR 관리 실패 시 주가 부진을 넘어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BCG는 TSR 관리에 성공해 증시 체질을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을 들었다. 지난 10여년간 한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3%에서 7.7%로 0.4%포인트 개선에 그쳤다. 반면 일본의 경우 같은 기간 순이익 성장률은 4.7%였지만 ROE는 8.7%에서 10.8%로 2.1%포인트 개선됐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도 이날 '2026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 증시의 저평가를 조명했다. KKR은 한국 증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상장기업의 약 70%가 여전히 장부가치 이하인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증시 재평가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 중
우리 정부와 정치권도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내 증시에 대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하며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예고한 바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PBR 0.8배 미만인 상장사의 상속·증여세 과세 기준을 현재 주가가 아닌 기업의 실질 자산 및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도록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장사의 주가가 낮을수록 대주주의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대주주가 기업가치 개선을 꺼리는 유인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마련한 법안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게 승자…"MZ들 주식서 번 ...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저PBR 기업 명단 공개 등을 통해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상장사를 압박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전날 저PBR 기업 선정 및 공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을 개정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2반기 연속으로 업종별 하위 20% 이내에 해당하는 기업을 저PBR기업으로 선정해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게을리하는 기업을 대중에게 공개해 망신을 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이른바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 Shaming)' 정책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