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일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방정부들이 출범하였다. 힘든 경쟁을 뚫고 민심의 선택을 받은 자치단체장은 4년간 본인이 이끌어나갈 지방정부의 청사진을 마련하느라 설레고 분주할 것이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은 잠시이고 지역마다 산적한 현안들이 그들 앞에 놓여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가 바로 인구문제일 것이다. 인구문제는 자치단체 존립의 문제이기에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은 처음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인구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구문제는 단시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초심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자치단체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많은 경우 그런 전철을 밟아왔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이 다소 반등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임신·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보육 환경을 개선하여 출산율 반등 추세를 확고히 해나갈 절호의 기회이다. 따라서 새로 취임한 자치단체장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인구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지역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보면 광역자치단체별로는 전남이 1.10명으로 가장 높고, 서울특별시가 0.63명으로 가장 낮다. 기초단체 중에서는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이 전남 영광군 1.79명으로 7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수 자체가 적은 곳이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로 가장 많은 아기가 태어난 곳은 동탄 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화성시로 지난해 8천명 가까이 태어났다. 이렇게 합계출산율이 높거나 출생아 수가 많은 기초 자치단체의 예를 보면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구할 수 있다.
첫째, 지자체장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영광군이 지속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는 것은 지역 내 긴급돌봄시설과 영유아놀이터를 갖춘 청년육아나눔터를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고 있고, 또 분만실을 갖춘 종합병원 내 산부인과를 적극 지원하는 등 임신, 출산, 육아 전 과정을 자치단체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직주근접의 환경 조성이다. 동탄의 경우 거주지를 중심으로 회사와 병원, 문화공간, 유통시설이 모두 밀집해 있어서 젊은 맞벌이 부부들의 생활 편리성과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지역 내 교통 여건, 병원 등 기본 인프라 확충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이다.
셋째, 지역 내 경제단체, 언론, 시민단체 등 저출생 문제 대응을 위한 연대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은 직장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다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역 내 관련 기관들이 연대 체계를 구축하여 일·가정 양립을 실천하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공유·확산해 나가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전면 개정된 인구전략기본법에 광역자치단체별로 '인구정책 책임관'을 두도록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방정부 내에 책임지고 지속적으로 인구문제를 담당할 직위를 신설하는 것은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치단체 인구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자치단체 평가에서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높은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지역 간 인구 뺏기 같은 경쟁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간 상생 노력을 한다면 더 큰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좋겠다. 새로운 4년을 시작하는 전국 자치단체장의 힘찬 발걸음에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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