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인정하면서도 엡스타인 범죄 관여는 부인
법무부 문서 공개 뒤 유력 인사 연루 재점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미국 의회에서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과거 교류에 대해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고 인정했다. 다만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알았거나 관련 행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11일 연합뉴스는 CNN 등을 인용해 게이츠가 이날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중 2019년 뉴욕 구치소에서 숨진 인물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미국 의회에서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과거 교류에 대해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고 인정했다. 다만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알았거나 관련 행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AP연합뉴스
게이츠는 모두발언에서 "나는 엡스타인이 지속해서 범죄 행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적도, 그런 정황을 알게 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의 섬이나 목장, 플로리다 자택에도 간 적이 없다"며 "누구에게도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엡스타인을 처음 소개받은 시점이 2011년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엡스타인은 글로벌 보건 사업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부금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는 "엡스타인이 과거 법적 문제를 겪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마땅히 해야 했을 신중한 검토 없이 소개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교류가 제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기대했던 기부금 조성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고, 2014년 12월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다만 게이츠는 엡스타인이 자신과의 관계를 이어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엡스타인이 자신의 결혼생활 중 불륜 사실 등 사생활 정보를 알게 됐고, 이를 이용해 다시 접촉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그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그가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교류가 제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기대했던 기부금 조성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고, 2014년 12월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게이츠는 자신의 불륜에 대해서는 "엡스타인과의 교류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지만, 내 가족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했다. 앞서 게이츠는 자신이 설립한 재단 직원들과의 만남에서도 러시아 여성들과 두 차례 불륜 관계를 가졌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그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불법적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게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를 공개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공개된 자료에는 게이츠가 생전 엡스타인을 여러 차례 만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 감독위는 지난 3월 게이츠에게 의회 출석과 녹취 인터뷰를 요청했고, 게이츠는 이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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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정·재계와 학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해 논란을 낳았다. 이후 2019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다시 체포됐으나 재판을 앞두고 구치소에서 숨졌다. 게이츠는 이날 "애초에 엡스타인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그와 만남은 내 판단의 중대한 실수였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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