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인도양 해저서 고래 공동묘지 발견
고래 화석·낙하 흔적 485곳, 활성군집 5곳
"동물 진화 추적 가능한 화석 기록 보관소"

인도양 남동부 심해 4600∼7000m 해저에 약 530만년 전 화석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고래 공동묘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깊고 광범위한 고래 사체 집적지로, 심해 생태계와 고래 진화의 새 단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양 심해 고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들. 네이처

인도양 심해 고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들.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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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펑샤오퉁 박사가 이끄는 이탈리아·뉴질랜드 공동 연구팀은 전날 과학 저널 '네이처'에 인도양 남동부 '디아만티나 구역' 해저 4616∼7000m에서 거대한 고래 무덤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실었다. 이번에 발견된 공동묘지는 해저를 따라 1200㎞ 이상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해에는 극한 환경에 적응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데,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죽은 고래의 사체가 가라앉으며 형성되는 '고래 낙하(whale fall)' 생태계다. 고래 뼈와 유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다양한 생물이 모여드는 심해의 '생물 다양성 오아시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해양과 수심대에서 70여 곳이 보고됐지만, 분포가 지역적으로 고르지 않은 데다 발견과 기록이 간헐적이라 실제 생태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2023년 탐사선 펀더우저호로 디아만티나 구역을 살피던 중 수심 7002m에서 처음 고래 화석을 확인했다. 이후 32차례 잠수 조사를 거쳐 수심 4616∼7001m 구간에서 고래 화석과 고래 낙하 흔적 485곳을 확인했다. 이 중 5곳에서는 다양한 생물 군집이 형성돼 있었다.

인도양 심해 고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와 주변 생태계. 네이처

인도양 심해 고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와 주변 생태계.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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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곳의 고래 낙하는 수심 6789m에서 발견된 부리고래 사체였고, 길이 5m의 남극밍크고래(Balaenoptera bonaerensis) 골격도 함께 확인됐다. 사체 주변에는 거미불가사리류, 뼈를 파먹는 오세닥스(Osedax) 벌레, 화학합성 세균과 공생하는 이매패류 등 독특한 생물 군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연구팀은 "조사된 대형 무척추동물은 35개 분류군에 달하며, 상당수는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화석은 대부분 심해 잠수에 특화된 부리고래류로, 현생 종인 앤드루스부리고래(Mesoplodon bowdoini)와 끈이빨부리고래(Mesoplodon layardii) 화석이 다수 나왔다. 이미 알려진 멸종종과 함께 새로운 멸종 부리고래 종인 '프테로세투스 디아만티나이(Pterocetus diamantinae)'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화석 33점을 동위원소 연대 측정한 결과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526만년 전 것이었다. 적어도 플라이오세 전기인 530만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고래 낙하가 꾸준히 이어져 왔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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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고래 낙하 생태계의 수심 범위를 종전보다 2500m 이상 확장하는 결과"라며 "고래 낙하가 심해 화학합성 생물군의 진화와 분산을 돕는 징검다리 서식지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심해 해저가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고래목 동물의 진화를 추적할 수 있는 화석 기록 보관소 역할을 한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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