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으로 둔 한국의 선거관리 체계는 주요 민주국가 가운데 비교적 드문 사례로 꼽힌다. 주요국의 사례를 종합하면, 우리 선관위 역시 책임과 견제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쇄신 필요성이 제기된다.
책임·견제 구조 비교적 명확
영국은 정부가 전국 단위의 선거 법제와 정책을, 지역 선거책임자(Returning Officer)가 투표 준비와 투·개표 등 현장 선거사무를 책임지는 구조다. 중앙의 독립 선거위원회는 지역 선거책임자의 성과기준을 정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공개한다.
프랑스는 내무부가 전국 선거를 총괄하고, 정부가 광역자치단체에 파견하는 행정관(Prefet)이 지역을 조정하며, 기초자치단체장이 실무를 책임진다. 책임계통이 비교적 분명하다. 독일은 연방·주가 임명하는 선거관리관이 책임지며, 의회·헌법재판소가 선거 심사를 맡는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개헌이 가능하다면 선관위를 행정부 소속 독립기관으로 개편해야 한다"이라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독일·프랑스처럼 감사원을 헌법기관화 하면 상호 견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캐나다·멕시코 사례 주목
개헌 필요성도 제기되나 현실성은 높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과 유사한 면이 있는 캐나다·멕시코 사례가 주목된다. 캐나다 선거청은 선거법에 따라 운영되는 독임제 독립기관이다. 수장은 의회에서 선출한다. 독임제인 만큼 책임구조가 뚜렷하다.
캐나다 선거청은 연방선거 집행과 선거인명부, 정당등록 및 정치자금 감독 등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지만, 의회와 감사원의 심사·감사를 받는다. 이외 독립 감사위원회가 운영되며, 별도로 선거법 위반을 담당하는 집행관도 있다. 집행관은 연방검찰국장과 협의해 임명한다.
멕시코의 경우 선관위와 유사한 헌법기관인 국가선거원(INE)이 있다. INE 최고 의결기관인 총평의회는 멕시코 하원이 3분의 2 찬성으로 선출하는 위원장 1명과 선거위원 10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또 내부엔 실무를 맡는 사무총장이 있다. 한국 선관위와 비교적 유사하다.
한국 선관위와 다른 점은 INE 산하에 자율성을 가진 '내부통제기관(OIC)'이 있단 점이다. OIC는 예산·회계뿐 아니라 사무처에 대한 감찰도 담당한다. OIC의 수장은 멕시코 하원이 3분의 2 찬성으로 선출한다. INE 소속이되, 조직으로부터 독립성을 일부 확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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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참정권 구현을 위해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만들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권력이 돼 버렸다"면서 "선관위의 독립성은 보장하되, 책임과 견제 부분에서 보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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