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업대출의 0.3% 미만
환율·유가 상승에 LCC 경영 부담 확대
은행권 리스크 관리 강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 급등 영향으로 항공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의 항공운수업 대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전체 기업 대출 규모에 비해 항공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당장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에 수익성 악화 우려 짙은 항공업…대출은 1년새 16%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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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항공운수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기준 1조9130억원에서 올 1분기 2조2145억원으로 약 16%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수요 회복과 항공 업황 개선에 따라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의 경우 항공기 금융 대출이 대부분 상환된 데다 국내 항공사와의 거래도 없어 환율 변동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은 항공운수업 대출 규모가 전체 기업 대출 대비 미미한 수준인 만큼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업황 악화가 은행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기준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868조원으로, 항공운수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0.3%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갈등으로 일부 해상 운송 물량이 항공 운송으로 전환됐고,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이어지면서 고환율·고유가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환율·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60원대를 돌파하며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리스 비중이 낮고 자체 정비 역량을 갖춘 대형항공사와 달리 저비용항공사는 환율·유가 등 이중고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류세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환율 부담이 커지자 해외여행 수요 둔화도 예상된다.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일부 업체의 경우 차입금 상환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은행들은 고환율·고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을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업황 악화 가능성이 커질 경우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거나 신규 여신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만기 연장 심사를 강화하는 등 익스포저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항공업종의 경우 환율과 유가 변동에 민감한 만큼 관련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업종 전체에 대한 별도 관리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여신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현재 항공업 여신 규모가 금융권의 건전성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에 별도의 감독 조치를 내리기보다 은행들이 기존 건전성 규제 체계 안에서 자율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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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들은 예상신용손실(ECL) 체계에 따라 미래 전망 정보를 반영해 충당금을 적립하는 식으로 익스포저 관리를 할 수 있다"며 "항공업 경기 악화가 예상될 경우 부도율(PD)이나 부도 시 손실률(LGD) 전망이 반영돼 충당금 규모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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