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 남편 韓 대기업 다녀" 중국인 여성…지인 털어 수십억 챙긴 '두 얼굴 투자자'
한국 거주 중국인, 메신저로 투자금 모집
법원서 피해자들 만나 드러난 '돌려막기'
중국 민사소송 승소에도 형사 처벌 난항
지인들을 상대로 돌려막기 수법까지 동원해 수십억대 투자 사기를 벌인 30대 중국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대 145억원을 가로챘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지만, 주로 위챗과 중국 계좌를 통해 거래가 이뤄져 경찰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3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지인들을 상대로 고수익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4명으로부터 최소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측 고소장에는 A씨가 별다른 직업이나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마다 서로 다른 사업 내용을 설명하며 자금을 모았다고 기재됐다. A씨는 위챗을 통해 '휴대전화를 저렴하게 대량 구매한 뒤 되팔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 '타인의 신용카드 대금이나 대출금을 갚아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고 있다' 등 방식으로 투자금과 차용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년 넘게 친구로 지낸 한 피해자에게는 '대리 구매한 물건이 세관에 묶여 고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니 돈을 빌려주면 상황을 해결하고 즉시 갚겠다'는 취지로 속이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후순위 피해자로부터 뜯어낸 돈으로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폰지(돌려막기) 사기' 수법이 동원된 정황도 드러났다. 중간중간 원금이나 수익금 일부를 지급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이다. 고소를 제기한 피해자 측은 "A씨가 본인 계좌로는 많은 돈을 받을 수 없다면서 다른 계좌로 송금을 유도했는데 자금이 흘러간 계좌가 또다른 피해자의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한국의 대기업에 재직 중이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고, 약속한 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땐 자신도 다른 이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장에는 A씨가 총 1137회에 걸쳐 약 145억원을 챙겼다고 적시됐다. 다만 경찰은 현지 계좌를 통한 거래가 많아 피해 규모를 재산정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건 수십억원 규모다.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 윤용석 법무법인 현명 변호사는 "피해자 4명은 중국에서 각각 민사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했다"며 "A씨가 중국에 체류하지 않기 때문에 형사절차 진행이 쉽지 않고 2년째 한국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피해자는 중국에서 재판받던 중 재판부가 서로의 존재를 알려줘 같은 수법으로 당한 이가 여럿이란 점을 인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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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계좌 거래 내역과 자금 흐름을 분석하며 범행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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