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헬기 피격' 보복 공습 단행 후
이란 정권 향해 파상 공세 압박
월드컵 개막 앞둬 전면전 확전엔 신중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조율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란을 향해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재개할 수 있다며 강력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개전 100일을 넘긴 양국의 정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미군 헬기 추락 사태가 맞물리며 위태롭던 휴전 체제가 사실상 붕괴 기로에 직면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테헤란 정권이 평화 구축을 위한 대화의 장을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란 내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새로운 정밀 타격 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권이 군사적 파멸을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조속히 미국의 종전 조건을 수용하는 것뿐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게시글에서 "이란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도를 짜려고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다"며 "이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말만 앞세우던 중동의 불량배는 끝났다"면서 현재 이란의 해·공군 전력 상당 부분이 궤멸해 군 내부 체계가 완전히 와해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번 군사적 긴장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미 육군 아파치 헬기 추락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피격 당시 이란의 자폭 무인기(드론)가 조종석 내부로 돌진해 박히면서 폭발 직전의 극심한 열기가 조종실을 뒤덮었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저고도 비행 중이던 미군 조종사들은 신속히 바다로 불시착했으며,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미군의 무인 수상 드론에 의해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을 "기적"이라 표현하며, 무인 수상 자산에 의해 인명이 구조된 것은 군 역사상 최초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이번 피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전날 밤 이란의 방공 기지와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전격적인 집중 포격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휴전 기간을 틈타 방어망을 재정비하려 했으나 미국의 압도적인 야간 공습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당초 백악관은 늦어도 이날까지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양측의 전면적인 교전이 재개되면서 정전 협상은 물론 휴전 기조마저 깨질 우려가 커졌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60일간의 휴전 연장과 비핵화 회담 개시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초안에 대한 거센 반발 기류가 흐르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둘러싼 이란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러 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300억대 주식, 언제 팔죠?"…행복한 고민에 빠진 ...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전면적인 확전의 길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중동의 군사적 대치가 미국 내 유가 상승 자극과 긴밀히 맞물려 있는 데다, 바로 다음 날인 11일 미국·멕시코·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을 앞두고 있어 대규모 군사 행동을 감행하기에는 정치·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