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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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국민들의 경고라고 생각한다."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이후 연이어 머리를 숙였다. 기자회견에서는 "국민은 하늘이다"면서 "비가 안 와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그에 대해서 책임을 느껴야 된다"고 했다. 엑스에 올린 글에서는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 정권에 대한 여론은 지방선거를 치르며 제법 쌀쌀해졌다.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숨겨왔던 정권에 대한 반발 심리가 표출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선거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2030세대가 가진 사회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졌다는 것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저도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지만, 선거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다. 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선거에서 압승한다면 그것은 당 지도부의 공헌이고, 패배한다면 당 지도부가 오롯이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대통령은 당이 싸울 수 있는 터를 닦는 역할을 한다. 국정을 잘 수행해 '이 정권을 지지해도 되겠다'는 믿음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것이 모자라면 정권을 빼앗기거나 총선, 지방선거를 통해 견제받기 쉽다. 그렇다고 해도 당이 선거에서 얼마나 처절하게 싸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 대통령이 "선거는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마음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힘을 다하는 거 하고 다른 마음먹는 거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정 전반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관계를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당이 진정 정부의 후원자였는지 말이다. 대표적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두고 여당은 주무 부처인 법무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여당은 검찰청 해체 과정에서 발생할 것이 뻔한 '경찰 수사권 견제 장치 부재'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반대하고 있다. 여당의 밀어붙이기식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은 여전히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부동산·세제·노동 등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 노선에 대해 여당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거나 과도한 속도전으로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여당은 스스로 되돌아볼 것들이 많다. 정권을 가져왔지만 여전히 야당처럼 일해 오진 않았나. 대통령은 무한책임을 말하고, 여당 지도부는 한번 질러보자는 식으로 법을 만들고 있지는 않나. 이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일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데, 여당은 당권 장악에만 매몰돼 있지 않나. 정권이 실패하면 당권을 잡아본들 무슨 의미가 있나. 정권을 잃고도 당권 싸움에만 골몰하는 야당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인가. 여당 인사들이 사적인 충성심을 앞세워 대통령의 눈에 들려고 하진 않았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에만 휘둘리진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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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차에 접어든 이 대통령에게는 어느 때보다 여당의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 청와대 참모들과 여당 지도부의 호흡도 중요하다. 그래야 이재명 정부가 하려는 일들을 할 수 있다. 미래 권력을 거머쥐려는 경쟁은 그다음이다. 여당 대표 말처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그 짧은 시간에 국민을 위해 일하라. 누가 차기 여당 대표가 되든, 당·청 관계 쇄신을 통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만들기를 바란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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