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제한적 전파형'·'팬데믹형' 구분해 대응
2028년까지 코로나 mRNA 국산화

정부가 감염병 위기 대응 체계를 손질한다. 미래 감염병을 국내에서 종식이 가능한 '제한적 전파형'과 장기 공존이 불가피한 '팬데믹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대응에 나서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조치의 적용 기준을 담은 사회대응 매뉴얼도 새로 마련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10일 충북 청주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며 퇴치나 종식의 개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팬데믹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공존 전략을 세우고 회복과 복원 단계까지 고려한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10일 충북 청주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서 진행된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10일 충북 청주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서 진행된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AD
원본보기 아이콘

질병청이 이날 발표한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에는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드러난 의료 공백과 사회·경제적 피해를 반영해 방역부터 의료, 접종, 연구개발까지 전주기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임 청장은 "다음 감염병이 언제, 어떤 형태로 찾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위기를 맞게 될지는 예측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새로운 병원체 출현 위험은 커지고, 고령화로 감염병에 취약한 인구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보존해 다시 꺼내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변화한 환경에 맞게 대응 체계를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염병 위기를 제한적 전파형과 팬데믹형으로 구분해 대응한다는 점이다. 에볼라나 메르스처럼 국내 종식이 가능한 감염병은 조기 차단에 집중하고, 코로나19나 신종플루처럼 장기 유행이 불가피한 감염병은 공존을 전제로 의료·사회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시설 운영 조정 등 사회적 조치의 적용 기준과 의사결정 절차를 담은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질병청은 전 사회 영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역 및 사회대응 분과위원회'를 신설해 감염병 위기 시 방역뿐 아니라 경제·복지·교육·법률·윤리 문제까지 함께 논의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코로나는 공존, 에볼라는 차단…감염병 위기땐 200일 안에 백신 개발(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질병청은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등 사회적 조치가 의료 분야를 넘어 경제·교육·복지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해 사회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임 청장은 "팬데믹형 감염병에서는 국민 이동 제한이나 특정 시설 운영 제한 같은 행정 조치가 불가피한 시점이 있을 수 있다"며 "사회적 대응 조치는 얼마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의사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 대응 체계도 개편한다. 현재 별도로 운영 중인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과 긴급치료병상을 국가 감염병 병상으로 통합해 관리하고, 운영 주체도 질병청으로 일원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감염병치료병원과 지역 감염병센터를 지정해 감염병 진료와 일반 진료를 병행할 수 있는 지역 완결형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공공 임상시험을 총괄하는 감염병 임상연구·분석센터를 설립하고, 백신·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체계도 구축한다. 특히 mRNA 핵심 기술 보유 기관을 중심으로 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집중적으로 지원해 2028년까지 코로나19 mRNA 백신 국산화를 추진한다.


팬데믹 위험이 높은 병원체의 백신 시제품을 미리 개발·비축하는 백신 라이브러리와 국가 치료제 라이브러리도 구축한다. 질병청은 이를 통해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 시 100~2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하는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AD

임 청장은 "어떤 감염병 위기가 닥치더라도 사회가 충격을 흡수하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다음 감염병 위기가 닥치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일상의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