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허락 없는 성과급은 위법배당"…주주단체, '삼전닉스'에 무효소송 돌입
국민연금·블랙록에 공식 서한 발송 압박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이하 주주운동본부)가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체결한 주식 성과급 협약에 관해 무효확인의 소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제기 절차에 착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동시에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국내외 상위 10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탁자책임(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에 연동해 신설한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협약을 가결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SK하이닉스 역시 연간 영업이익의 약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유사한 취지의 주식 기반 성과급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주운동본부는 "회사의 이익 처분 권한은 종국적으로 주인인 주주에게 있다"며 "주주총회의 의결과 상법 제462조가 정한 이익배당 절차를 우회해 미래 과실을 특정 집단에 이전하는 행위는 주주평등의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사실상의 위법배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무법인과 함께 소송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나 본부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를 통해 소송 위임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주주운동본부는 주주 결집을 위해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기관투자자 직접 공략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운동본부가 발송한 서한의 첫 번째 수신자는 삼성전자 지분 약 7%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다. 아울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포함해 뱅가드, 캐피털 그룹,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공시로 확인되는 상위 10개 기관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주운동본부는 국민연금을 향해 지난달 28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한 점을 거론하며, 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자리에 서서 주주가치 훼손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식 성과급 협약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적극적인 대화·관여 ▲협약 무효확인의 소 등 주주행동에 대한 지지 검토 ▲해당 사안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안건 상정 및 결정 경과 공개를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기아, HD현대중공업, 카카오 등 산업계 전반으로 '영업이익 일정 비율 배분' 요구가 확산하자, 주주 이익 침해를 막기 위해 기업의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지급 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하는 이번 방안은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시장법, 상법, 노동조합법 등에 명시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이윤 배분을 둘러싼 압력이 해외 유력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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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운동본부는 "정부가 주총 결의 의무화 법제화에 나선 것은 기존 노사 합의 방식의 절차적 흠결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며 "앞으로의 재발 방지법 마련에 그치지 말고 이미 체결돼 회사 미래 가치를 유출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협약 효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재검토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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