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채 금리 높아져
하루에 0.07%포인트 올린 은행도
금리 오르지만 주담대·신용대출 잔액↑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3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7.5%를 돌파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데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은행채 금리 급등으로 신용대출도 6% 중반대를 향하고 있다. 금리가 뛰고 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51~7.50%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 상단이 7.5%를 넘긴 건 2022년 11월 레고랜드 사태(상단 7.7~7.8%대) 이후 처음이다. 금리 상단이 7%를 넘긴 지난달 8일(4.40~7.00%)에 비해 0.50%포인트 높아졌고, 지난달 말(29일)에 비해서도 0.40%포인트 올랐다. 이달 들어 은행이 영업을 한 날은 7일로, 하루 평균 0.05%포인트 이상 올린 셈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경우 전날 대비 주담대 5년 고정 금리를 0.07%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전세대출 고정 금리는 이날 기준 4.11~6.71%, 변동금리는 3.15~5.85%로 각각 7%·6%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용대출 금리(1년 만기) 상단도 6%를 넘겼다. 10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9~6.18%로 지난달 8일보다 금리 하단이 0.52%포인트, 상단은 0.56%포인트 올랐다. 전날에 비해서도 금리 상단이 0.05%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들의 가파른 금리 인상 원인은 중동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은행채 금리 인상이 꼽힌다. 중동전쟁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9.92(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2024년 3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 세계적으로도 물가 상승과 중앙은행 금리 인상 압력이 심화하며 한은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등급)과 신용대출 금리 지표인 은행채 1년물의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월2일 3.497%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4.207%로 0.71%포인트 올랐는데, 지난 8일 4.473%까지 치솟았다. 은행채 1년물도 올해 초 2.760%에서 지난달 말 3.453%로 0.693%포인트 급등했고, 지난 8일에는 3.619%로 다시 0.166%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금리 부담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주담대와 신용대출 잔액이 모두 줄어들지만 최근 금리 인상기에는 주담대 잔액과 신용대출 잔액이 모두 증가하면서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취지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월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월 1조4836억원 줄었다가 2월 5967억원 늘었고, 3월에는 다시 3872억원 줄며 증감을 반복했다. 그러나 4월 말 612조2443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104억원 증가한 이후 5월 말에는 613조3880억원으로 1조1437억원 늘었다. 이달 9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3조7680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38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잔액도 106조5154억원에서 108조2044억원으로 1조689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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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는 금리 인상·은행 주담대 한도 소진 등이 차주들의 불안심리를 키우고 있는 데다 증시투자 열기 과열까지 더해지며 주담대와 신용대출 대출 잔액이 늘고 있다고 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공포심리에 따른 주담대 신청이 늘었고, 주가 하락 시점에 주식을 사기 위한 신용대출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으로서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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