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추가 전세대출 규제 수위 놓고 고심
서민 주거 불안 우려·서울시장 선거 민심도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출 규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를 검토하면서도 규제 수위를 놓고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투기 수요를 정밀하게 겨냥하지 못할 경우 서민 주거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최근 6·3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부동산 민심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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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세대출 규제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으나, 당장 추가 규제를 서두르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정책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추가 대출 규제를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수립할 계획"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를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사금융"이라고 규정하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전세대출 규제 강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추가 규제로는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거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 등이 있다. 이는 금융위가 앞서 검토했다가 서민 주거 불안과 월세 전환 가속화 우려로 보류했던 정책들이다. 금융위는 지금도 이 같은 카드를 다시 꺼내는 데 신중한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전세대출 규제는 금융위가 예고한 대로 도입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금융위는 모든 비거주 1주택자를 일괄 규제한 뒤 예외를 인정하는 '포지티브' 방식보다는, 투기 목적이 의심되는 특정 사례만 규제 대상으로 삼는 '네거티브' 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지방 거주자가 수도권 또는 규제지역 주택을 매입한 뒤 한 차례도 실거주하지 않은 경우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규제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만기 연장 제한이나 보증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 규제지역 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2000억원(5만9000건)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규제가 의미 있는 수준의 매물 출회나 부동산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정치적 부담은 적지 않다. 전세대출이 서민 주거와 직결돼 있는 데다, 투기 수요만 겨냥한 '핀셋 규제' 설계에 실패해 임대차 시장 불안으로 번지면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최근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민심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정부로선 부담 요인이다.


금융위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7월 발표 예정인 재정경제부의 세제 개편안과 연계해 추가 대출 규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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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서민 주거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규제 강도와 대상 설정이 정교하지 못할 경우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미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의 무게중심은 금융 규제보다 세제 개편에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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