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상승률
3년만에 4% 넘어설 듯
"단순 에너지 문제 아냐"
이달 금리인상 암시한 日
31년만에 최고 금리 전망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만에 4%를 넘어설 전망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했다. 이달 정책금리 인상이 예고된 일본에서는 올해 31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1%)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오는 10일(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5월 CPI를 발표한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참고하는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로, Fed가 공식적으로 내건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시장에서는 CPI 상승률이 4%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5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월의 3.8%보다 높으며, 2023년 4월(4.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식품과 휘발유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2.9%로 전달 발표치(2.8%)에 비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이번 지표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세를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방송은 짚었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즈 안 손더스는 "이는 단순히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문제"라며 "우리가 여전히 어느 정도 끈질긴(sticky)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어 "예상보다 더 나쁜 결과가 나온다면 주식시장은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전쟁이 진정되면 인플레이션도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6~17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Fed 의장이 처음으로 주관한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5~16일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이 경제학자 51명을 상대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49명이 BOJ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0.25%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들은 또 연말 금리가 1.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뜻한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 지난해 1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현재 금리는 0.75% 수준으로 올해 들어 계속 동결됐다. 이 경우 정책 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가 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3일 "중동 정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금리 인상의 적절성에 대해 확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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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기업들의 가격 전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대폭 금리 인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중동 긴장으로 인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므로 물가 상승 리스크를 고려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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