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카카오페이 등 5개 법인 노조 4시간 부분파업
향후 총파업 등 단체행동 수위 높일 가능성도
과기부, 비상대응 체계 논의…카카오 "안정적 서비스 운영"
임직원 보상 문제, IT 업계로 번질까

10일 카카오가 창사 이후 첫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오전 10시부터 부분파업을 개시했고, 카카오 사옥이 있는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는 '단결투쟁 우리 함께 크루 유니언'이 적힌 검은 색 단체티를 입은 노조원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긴장감이 느껴졌다. 바로 앞 판교역 광장에서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과 카카오지회 관계자들이 오전 11시30분 예정된 집회와 행진 준비에 한창이었다. 광장에는 민중가요가 울려퍼졌고, 노조 집행부는 깃발과 간식 등 집회 물품을 준비했다. 광장 한쪽에는 노조가 집회에 참가하는 노조원들을 위해 마련한 커피차가 눈에 띄었다.

카카오 노조의 창사 첫 파업이 진행된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이명환 기자.

카카오 노조의 창사 첫 파업이 진행된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이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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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에 나서는 카카오 법인은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곳이다.


카카오가 파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이날 조합원 2000여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노조는 오전 11시30분 판교역 광장에 모여 판교 유스페이스까지 약 800m 구간을 행진한 뒤 12시30분부터 집회를 연다. 유스페이스에는 카카오의 일부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달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2026년 임금교섭 관련 2차 조정회의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입장문을 연이어 내며 현 사태의 원인이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 행보에 있다고 지적해왔다.


카카오 노사가 갈등을 겪는 배경에는 성과급 보상 구조가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성과급 규모와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약 13~14%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RSU를 성과급에 산입하지 않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러한 노조 요구안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노조가 향후 공세 수위를 높일지 여부도 관심사다. 노조는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사측이 이후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전면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파업에도 카카오톡 등 서비스는 차질이 없는 상태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서버의 유지보수 등 업무는 자동화된 시스템과 필수 인력, 비조합원 직원들로도 가능하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단체행동 기간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최소 대응 인력 등을 구성하는 등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관련 회의에서 장애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이 국민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인 만큼 혹시 모를 장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카카오와 점검 회의를 열고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방안과 비상대응 체계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카카오 서비스의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한 상황 공유와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10일 판교역 광장에 카카오 노조가 집회에 참석하는 노조원들을 위해 마련한 커피차가 있는 모습. 이명환 기자

10일 판교역 광장에 카카오 노조가 집회에 참석하는 노조원들을 위해 마련한 커피차가 있는 모습. 이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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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임금교섭을 마친 IT·게임업계도 카카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내년 노사 협상에서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달 11일 올해 임금을 5.3%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넥슨과 엔씨 등 주요 게임사들도 일찌감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체결했다. 한글과컴퓨터도 이날 노동조합과 2026년도 임단협을 조기 타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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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편이라 필요에 따라 언제든 유사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정 게임의 큰 흥행이 성과 배분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으로 연결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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