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가 티켓에 입국 불안까지 겹쳐
캐나다·멕시코 개최 도시보다 호텔 예약률 낮아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관광업계의 예상 밖 흥행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 월드컵을 앞두고 대규모 관광 특수를 기대했지만, 미국 일부 개최 도시에서는 호텔 예약과 티켓 수요가 당초 전망에 못 미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관광업계의 예상 밖 흥행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관광업계의 예상 밖 흥행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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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미국 개최 도시들의 월드컵 기간 호텔 예약률이 캐나다와 멕시코 주요 개최 도시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데이터 업체 코스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와 멕시코 과달라하라는 예약률이 각각 48% 수준으로 집계됐고, 토론토와 멕시코시티, 몬테레이도 40%를 넘겼다. 반면 미국 개최 도시 가운데 40%를 넘긴 곳은 샌프란시스코 한 곳뿐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예약률은 44%로 나타났다.


보스턴 지역에서도 기대와 다른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CBS 보스턴은 미국호텔숙박협회 자료를 인용해 보스턴 지역 호텔의 약 80%가 계절 평균보다 낮은 예약률을 보인다고 전했다. 보스턴이 속한 매사추세츠 교통 당국도 폭스버러 경기장으로 향하는 월드컵 특별열차 수요를 기대했지만, 지난 6일 기준 첫 5경기 특별열차 티켓 판매량은 4만6000장에 그쳐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보도했다.

재판매 티켓 중간 가격 최근 한 달 사이 약 20% 하락

티켓 시장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 약 18만 장의 티켓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매 티켓의 중간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약 20% 하락했으며, FIFA가 재판매 거래에 부과하는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일부 판매자는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를 월드컵 전체 흥행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FIFA는 지난 4월 이미 500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FIFA는 이번 대회가 48개국, 104경기, 39일 일정으로 치러지는 역대 최대 규모 대회이며,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누적 관중 기록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티켓 시장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 약 18만 장의 티켓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매 티켓의 중간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약 20%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티켓 시장에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 약 18만 장의 티켓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매 티켓의 중간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약 20%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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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광업계가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호텔, 항공, 식음료, 교통, 소매, 관광지 소비가 한꺼번에 늘어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다. 관광경제 분석기관들은 앞서 미국이 이번 월드컵 기간 124만 명의 국제 방문객을 맞고, 이 가운데 약 74만 명은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추가 방문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개최 도시 호텔 매출 증가분도 9억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개최 도시별 기대치도 컸다. 로스앤젤레스는 8경기 개최를 통해 최대 5억9400만 달러의 경제 효과를 예상했고, 뉴욕·뉴저지 지역은 관광·숙박·관련 산업을 포함해 33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전망했다. 이 때문에 미국 호텔업계와 지방정부는 월드컵을 팬 유입뿐 아니라 도시 홍보와 재방문 수요 창출의 기회로 봐왔다.

하지만 현실의 수요는 지역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여행 비용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미국은 개최 도시 간 거리가 멀어 항공 이동 부담이 크고, 숙박비와 현지 교통비도 높다. 여기에 FIFA의 고가 티켓 논란까지 겹치면서 일반 팬들이 미국 원정 관람을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의 경우 경기장행 왕복 특별열차 요금이 80달러로 책정하며 팬 단체와 지역사회에서 가격 부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비자 문제도 한몫

미국이 캐나다·멕시코보다 유독 부진한 배경으로는 입국 리스크도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행객들이 미국의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비자 문제를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외국인 구금과 비자 지연, 입국 거부 사례가 보도되면서 해외 팬들 사이에서 미국행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캐나다·멕시코보다 유독 부진한 배경으로는 입국 리스크도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행객들이 미국의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비자 문제를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캐나다·멕시코보다 유독 부진한 배경으로는 입국 리스크도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행객들이 미국의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비자 문제를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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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자유연맹 등 120개 이상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4월 월드컵 방문객을 대상으로 여행 주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팬과 선수, 기자, 노동자 등 월드컵을 위해 미국을 찾는 방문객들이 강경한 이민정책 아래 권리 침해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대표팀 사례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 직전 자국 팬들을 위한 티켓 배정이 철회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대표팀은 앞서 비자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 애리조나 대신 멕시코 티후아나에 훈련 캠프를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운영 현장에서도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가디언은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필라델피아 등 미국 개최 도시의 경기장·호텔 노동자들이 임금과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노동자들은 개막 직전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임금과 인력 부족, 이민 단속 우려에 따른 보호 조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월드컵 자체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로이터통신은 닐슨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5년간 북미 축구 팬이 10.9% 늘어 1억3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미국은 6250만 명의 축구 팬을 보유해 세계 4위 규모의 축구 시장으로 조사됐다.


결국 문제는 축구 인기보다 비용과 접근성, 입국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캐나다와 멕시코 개최 도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예약률을 보이는 가운데, 가장 많은 78경기를 치르는 미국이 기대만큼의 관광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개막 이후 실제 관중 이동과 막판 예약 흐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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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린다. 미국에서는 11개 도시에서 전체 104경기 중 78경기가 열린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이름값과 달리, 미국 관광업계는 개막 전부터 예상 밖 수요 부진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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