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어 상승률 전국 2위
대구·대전·광주 떨어질 때 46주 홀로 올라
특정 남구 지역이 견인…호가 13억도 등장
공급 부족도 가격 상승 자극

울산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울산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이차전지, 조선업 회복 등 산업 호재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구 옥동·신정동 등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핵심 주거지가 시세를 이끌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단지 전경. 네이버부동산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단지 전경. 네이버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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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학군지 단지인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전용 84㎡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2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9억6800만원(16층)에 거래된 이후 1년 사이 2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59㎡도 같은 기간 6억5000만원(17층)에서 8억8000만원(9층)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공업탑 인근 대공원월드메르디앙도 올해 1월 전용 84㎡가 1년 새 1억원 오른 9억3000만원(23층)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전용 84㎡ 매물은 1건 나와 있는데, 호가는 13억원에 달한다. 2028년 입주 예정인 라엘에스는 지난 3월 전용 84㎡ 분양·입주권이 12억1200만원(25층)에 거래된 데 이어 호가는 13억4600만원까지 올랐다.


옥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작년만 해도 6억원대였던 32평형 아파트가 최근 7억원대 중반까지 올라왔다"며 "처음에는 매수자들이 이 가격에는 못 산다고 버텼지만 가격이 쉽게 내려오지 않자 결국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옥동과 신정동 일대는 대공원, 학군, 학원가, 관공서가 몰려 있어 울산에서 수요가 모이는 곳"이라며 "현대차나 조선업 쪽에 다니는 사람도 자녀 교육 때문에 온다"고 했다.

AI가 띄운 울산 아파트값, 1년새 국평 2억 뛰었다[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6월 첫째 주까지 울산 아파트값은 2.42% 올랐다. 서울(3.9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대구(-0.65%), 대전(-0.20%), 광주(-1.28%)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둘째 주부터 올해 6월 첫째 주까지 46주 연속 상승했다.


울산 부동산을 떠받치는 건 AI 산업 호재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추진하는 7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울산 남구 황성동 일대 3만6000㎡ 부지에 100㎿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특히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AI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면서 울산 데이터센터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이 사업을 통해 향후 30년간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25조원 규모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AI로 인해 산업도시 울산에 대한 재평가, 지역 구매력 확대 기대가 집값을 자극한다는 분석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은 결국 구매력이 결정한다"며 "산업 호재가 생기면 구매력 있는 수요가 늘고,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단지부터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처럼 지역 전체가 함께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 다극화·양극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라며 "30·40대 고소득 맞벌이의 결합 자본력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수요가 되고 있다"고 했다.


AI가 띄운 울산 아파트값, 1년새 국평 2억 뛰었다[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제조업 경기 회복도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양산을 올해 하반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에는 2030년까지 8조1000억원 규모 민간 투자가 예정돼 있다. 조선업도 수주 회복과 인력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급 불균형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울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5043가구에서 올해 4478가구로 12.6% 줄어든다. 울산 인구 기준 연간 적정 수요를 5500가구 안팎으로 보면 올해 입주 물량은 적정 수요의 81% 수준에 그친다. 신축 아파트 선택지가 줄자 미분양도 빠르게 소진됐다. 지난해 3월 3726가구였던 울산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3월 1164가구로 1년 만에 68.8% 감소했다.


다만 상승세는 울산 내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 올해 들어 6월 첫째 주까지 남구 아파트값은 3.71% 올라 울산 5개 구·군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중구 2.32%, 북구 2.24%, 울주군 1.70%, 동구 1.17% 순이었다. 남구 상승률은 동구의 3배를 웃돈다.


울산 중구 유곡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새 아파트만 매수세가 붙고 구축 아파트는 오르는 게 없거나 오히려 내린다"고 말했다. 동구 서부동 부동산 대표는 "구축은 거래가 드물고 남구에 몰린 신축 수요만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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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역시 울산 부동산 시장을 과열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박 위원은 "지방은 아직 미분양이 남아 있고 매수세가 규제지역 지정을 검토할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며 "최근 상승도 가파른 폭등이라기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라고 했다.


AI가 띄운 울산 아파트값, 1년새 국평 2억 뛰었다[부동산AtoZ] 원본보기 아이콘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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