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길 李대통령 첫 일정
"대사도 교민 불편함 해결해야"
재외공관, 문화·산업 교류 역할 강조
"동포는 국가 빛내는 민간 외교관"
벨기에·EU 정상회교 본격 돌입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방문 첫 일정으로 현지 동포들을 만나 재외공관의 역할을 정부 간 외교를 넘어 동포사회와 문화·산업 교류를 잇는 플랫폼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U와 NATO 본부가 있는 유럽 핵심 거점 벨기에에서 대통령 주재 동포간담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재외공관의 역할은 지금까지 정부 대 정부 간 공식 업무를 처리하는 것만 해도 바빴을 텐데,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 문화산업 진출이나 재외교민들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벨기에 대사의 역할과 관련해 "대한민국으로 치면 주민자치센터의 동장과 비슷하다"고 비유하며 "교민들의 의견을 듣고 불편함도 해결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이병도 주벨기에·EU·NATO 대사 등 정부 관계자와 재벨기에 동포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가운데 입양동포는 15명이었다. 만찬장 포토월과 백스크린에는 '벨기에 동포간담회'와 함께 '세계를 누비는 동포들이 대한민국 대도약의 주역입니다'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동포사회 규모가 재외국민과 동포를 합쳐 약 5000명 수준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벨기에가 6·25전쟁에 참전해 당시 106명이 전사했다"며 "그 숫자를 비교해 보면 5000명 교민도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에 나오면 보통 애국자가 되고, 본국의 위상이나 세계에서 인정받는 신뢰도에 따라 대접이 다르다"며 "본국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외공관장들에게 동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불편 사항과 제안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의견을 받았는데 1200건인가밖에 안 됐다"며 "제가 보기에는 10배 이상 나와야 정상"이라고 했다. 이어 "벨기에에 살면서 대한민국 정부나 재외공관이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게 제로가 될 때까지 먼저 다 해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사회를 향해서는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는 위대한 민간 외교관들"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통상국가로, 전 세계와 교류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라"라며 "국가 간 공식 관계도 중요하지만 민간 영역에서의 교류 협력도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바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했다.
임은희 벨기에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벨기에를 방문한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교민 간담회를 마련해 주셨다"며 "벨기에 동포사회는 작지만 단단한 공동체로 성장했고, 양국의 가교 역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민수 IMEC 수석연구원은 과학기술과 순수과학 투자 중요성을, 이윤경 벨기에문화원 한식 요리강사는 현지 한식 확산 경험을, 소피 조노 한인입양인협회장은 입양동포의 모국과의 유대 강화를 각각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벨기에 동포사회에 입양동포 비중이 높은 점을 거론하며 "입양동포 여러분들의 과거 인연을 찾는 데 부족함이 없는지 잘 챙겨보라"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에게 당부했다. 간담회에서는 박예람 벨기에 라모네왕립극장 플루트 종신수석이 모차르트 세레나데와 진도아리랑, 경기아리랑 등을 엮은 독주 메들리 공연을 했다.
벨기에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브뤼셀 멜스부르크 공군 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2026.6.10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벨기에·EU와 연쇄 정상외교 일정을 이어간다. 벨기에 총리관저에서 한·벨기에 정상회담을 한 뒤, 벨기에 국왕을 면담한다. 아울러 브뤼셀 EU이사회 건물에서 한·EU 공식 일정에 참석해 확대회담과 협정 서명식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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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벨기에 정상회담에서는 유럽 물류 중심지이자 화학·바이오 산업이 발달한 국가로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협력과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기반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EU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기업의 수출길을 넓히고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활동 환경을 보다 원활하게 조성하기 위한 협의를 하는 한편 한반도·중동정세, 에너지 안보, 핵심 공급망, '마약·테러' 초국가 범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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