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시범기관 모델 전국 확산…재범 억제 목표
소년보호정책단 신설·18곳 전담기관 설치 추진

# 9일 오후 2시 30분께 경기 안산시 안산소년보호전담 시범운영기관. 학원처럼 밝은 분위기 속 깔끔한 인테리어와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들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여러 시설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로스쿨 등에서 볼 수 있는 모의법정이었다.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 관계자는 "엄격한 논리를 다투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체험형 시설"이라며 "판사와 검사, 변호사뿐 아니라 피해자와 그 가족, 친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보며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기 행동을 객관화하도록 교육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성인 재판의 구치소 역할을 하는 안산소년분류심사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스텔톤 인테리어와 침대, TV가 갖춰진 생활실 등은 일반 수련시설과 구분하기 힘든 모양새였다. 벽 한쪽 붙은 급식표에 적힌 '치즈불닭'과 '오코노미야끼' 같은 메뉴들 역시 일반 학교와 다르지 않았다. 창문 등에 달린 쇠창살과 문 바깥에 달린 잠금장치 정도만이 이따금 이곳이 학교가 아니란 것을 일깨워줄 뿐이었다.

9일 오후 2시 30분께 경기 안산시 안산소년보호전담 시범운영기관 내 모의법정. 최태원 기자

9일 오후 2시 30분께 경기 안산시 안산소년보호전담 시범운영기관 내 모의법정.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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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이날 안산 현장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K-소년범죄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종합대책을 내놓은 배경엔 소년범죄의 저연령화와 재범 문제가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6493건에 그쳤던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는 지난해 2만1095건으로 약 3.2배 급증했다.


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검찰 소년사건 접수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범죄 경험이 없는 초범 소년의 비율이 2015년 45%대에서 2024년 72%대로 크게 확대됐다. 보호관찰 소년의 재범률 또한 12~13%대에 머물러 4%대인 성인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된 상태다.

현행 체계의 한계는 뚜렷하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그동안 소년 보호관찰은 성인 중심의 체계 내에서 제재와 통제 위주로 운영되고, 보호관찰 소년들이 성인 범죄자로부터 비행을 학습하거나 낙인이 찍히는 부작용이 컸다.


또한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전담 조직이 법무부 내 한시적인 팀 단위에 불과하다. 소년보호관찰관 1인당 담당 인원 역시 약 56명으로 OECD 주요국 평균(약 32명)보다 훨씬 많아 밀착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법무부는 소년이 성인과 달리 성장 과정에 있으며 변화 가능성이 크기에 소년범 대응 체계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은 범죄에 대해 엄격히 책임을 묻고 처벌하지만, 소년은 보호와 교육을 통해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도록 돕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는 판단이다. 단순히 형사처벌로 전과자를 만들기보다 교육을 통해 재범을 예방하고 성인 범죄로의 진입을 차단하는 것이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법무부는 소년범 대응 체계를 전면 혁신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국가 소년범죄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소년보호정책단'을 신설한다. 현재의 범죄예방정책국을 '본부'급으로 승격시켜 성인·소년 정책 분리 운영과 체계적 전문화를 추진한다. 가정법원 소재지 중심으로 전국 18개 지역에는 안산과 같은 성인 분리형 '소년전담기관'을 설치한다. 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전문 처우를 실시하고, 소년 보호관찰 전담인력을 120명 증원해 1인당 담당 인원을 OECD 수준인 32명까지 낮춘다


소년전담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사회 공동 대응 체계(HUB) 모델도 도입한다. 소년전담기관이 위기 소년 개입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학교, 경찰, 검찰, 의료기관 등 다기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과학적인 감시와 분석도 도입된다. 소년 범죄의 53%가 심야시간대(21시~06시)에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받은 소년들을 실시간으로 감독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형 장치'를 확대한다.


'소년범죄 종합분석시스템' 개발도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방대한 데이터와 심리검사 결과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여 각 소년의 위험 요인에 맞는 맞춤형 개입 방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는 'K-소년범죄예방' 프로세스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통제 위주의 처우에서 벗어나 '진단→처방→개입·치료→재활→사후관리'로 이어지는 5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성인범 진입을 차단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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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동안 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에 비해 정책추진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소년범죄를 제대로 예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체계를 마련하고, 소년의 복합적인 비행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K-소년범죄예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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