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배당금보다 대표 연봉이 더 많다…월덱스, 주주홀대 '백화점'
반도체 부품 강자 월덱스, 주주환원 무시
최근 3년 순익 1600억 중 배당은 36억뿐
이사 보수 확대 고집에 주총 참여 방해까지
VIP자산운용 주주행동 본격화
상법 개정과 주가누르기 방지법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코스피 1만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회사가 있다. 최근 3년간 배당'률'이 아니라 배당'성향'이 2%대에 불과하고, 배당금 총액은 대표이사 연봉보다도 적다. 주주총회 참석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일반주주의 의결권 행사도 사실상 막고 있다. 반도체 식각공정용 부품 강자인 월덱스 월덱스 close 증권정보 101160 KOSDAQ 현재가 25,600 전일대비 2,300 등락률 +9.87% 거래량 164,749 전일가 23,300 2026.06.09 15:30 기준 관련기사 VIP운용 "배당금 총액보다 높은 이사 보수…월덱스 안건 부결" 월덱스, '품질 초격차' 신규 공장 증축…반도체 슈퍼사이클 편승 [클릭 e종목]월덱스, 그래도 실적은 성장 이야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전날 월덱스 보유 지분율이 15.64%로 늘었고,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꾼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아니지만, 배당 등 주주환원이나 임원 보수 책정 등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겠다는 뜻이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 운용사인 VIP자산운용은 그간 투자기업과 활발히 소통하고 주주환원 강화의 장점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택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VIP자산운용도 참다못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곳간에 현금 쌓아두고…주주는 외면, 이사 연봉만 챙겨
그 배경에는 월덱스의 극심한 주가 저평가가 있다. 우수한 사업 경쟁력과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낮은 배당성향과 과도한 임원 보수, 주주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덱스는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실리콘 전극과 링 등을 제조·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반도체 공정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과점적 지위를 보유한 월덱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인텔, 키옥시아 등 해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꾸렸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른 환경에서도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 21.3%, 자기자본이익률(ROE) 22.7% 등 동종업계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재무구조도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영업현금흐름은 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과 현금성 자산은 23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4200억원대에 불과했다. 보유 현금과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핵심 원인으로는 낮은 주주환원이 꼽힌다. 월덱스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2.3%에 불과하다. 이 기간 회사의 순이익은 약 1600억원에 달했지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36억원에 그쳤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배당금이 같은 기간 배종식 대표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 약 4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회사가 주주 전체에게 나눠준 돈보다 대표이사 한 명에게 지급한 보수가 더 컸다.
지난해 기준으로 봐도 비슷하다. 월덱스가 올해 지급하기로 한 2025년도 결산배당은 주당 100원, 총 16억~17억원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등기이사 3인에게 지급된 보수 합계는 22억5000만원 수준이다. 주주 전체 배당금보다 소수의 이사 보수 합계가 더 크다.
주주 반대에도 이사 보수 확대 '7전8기'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이사 보수 확대를 추진하며 주주 반발을 키웠다. 월덱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높이는 안건을 올렸다. 당초 주총 공고에는 이사가 임기 만료 전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으로 해임될 경우 퇴직금 외에 최근 3년 평균 연봉의 최대 20배를 특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황금낙하산' 조항과 이사 보수 한도 100억원 상향안이 포함됐다.
VIP자산운용 등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황금낙하산 조항은 빠졌고, 보수 한도도 80억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수정된 안건도 결국 주총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법상 이사 보수 안건에서는 이해관계자인 이사 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최대주주 측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해당 안건은 찬성 30.8%, 반대 69.2%로 부결됐다. 일반주주 대다수가 반대한 셈이다.
월덱스는 임시주총에서 다시 이사 보수 안건을 상정했다.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을 '대표이사 제외 이사'와 '대표이사'로 나눠 올렸다. 이사 주주 의결권 제한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상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총 운영 방식도 논란이다. 월덱스는 지난 정기주총과 달리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전자투표를 배제하기로 했다. 사전에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으면 월요일 오전 9시 경북 구미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장에 직접 참석해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일반주주라면 참여하기 어려운 시간과 장소다. 주주 소통을 늘려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주주 참여 문턱을 높였다.
시대 흐름 역행…VIP자산운용 본격 행동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주주 충실의무 등 주주가치 제고 논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평가 기업이 시장의 재평가를 받기 위해선 실적뿐 아니라 자본배분 정책, 주주환원, 지배구조 개선이 함께 따라야 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상법을 개정하고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덱스는 이 흐름을 정면에서 거슬러 왔다. 이에 투자 목적을 바꾼 VIP자산운용은 본격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올해 최소 200억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필요하고, 내년 이후 연간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밸류업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경영진 보수도 총주주수익률(TSR)과 연동하는 등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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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월덱스의 장기 주주로서, 회사가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재무구조에 걸맞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의견을 지속해서 개진하고,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반주주의 권리를 적극 행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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