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첫 관측망 완성, 사각지대 메워
"기후변화·생태계변화 실시간 관측"
동해 한복판 수중 암초 위에 과학의 섬이 탄생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었던 사각지대가 해양관측 거점으로 메꿔졌다.
서해와 남해에 이어 동해까지 연결하는 국가 해양과학기지 관측망이 마침내 완성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이희승)은 9일 울진 동해연구소에서 왕돌초 해양과학기지 준공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알렸다.
왕돌초 해양과학기지는 이어도(2003년), 가거초(2009년), 소청초(2014년)에 이어 국내 네 번째 해양과학기지다. 동해에 건설된 첫 해양과학기지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동해 장기 관측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왕돌초는 울진 후포항 동쪽 25㎞ 해상에 위치한 수중 암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해양환경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해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해수온 상승과 아열대화, 갯녹음 현상 등이 관측되며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지는 수심 23m 해저 암반에 4개의 파일을 박아 고정했다. 연면적 570㎡ 규모의 철골 구조물로 높이는 53m에 달한다. 아파트 19층 높이다. 최대 19.24m 파도와 초속 60m 강풍, 규모 6.5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설계수명은 50년이다.
시설은 선박 접안시설을 비롯해 수중 관측장비가 설치된 중간갑판, 발전기와 담수화시설 등이 위치한 설비갑판, 제어실과 숙소·회의실을 갖춘 주갑판, 기상관측장비와 위성안테나, 무인드론 운용시설이 있는 상부갑판 등 5개 층으로 구성됐다.
왕돌초 기지에는 37종 86점의 첨단 관측장비가 설치됐다. 수온과 해류, 파고, 해수면 변화는 물론 수중 생태환경까지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품질관리 기술도 적용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다.
동해의 아열대화와 갯녹음, 해양생태계 변화 등을 장기간 추적하게 된다. 축적된 자료는 해양생태계 위험 탐지와 어장 변동 예측, 기후위기 대응 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된다. 후포와 죽변 등 동해안 어민들에게는 조업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맡는다.
왕돌초 기지는 해양수산부의 '관할해역 첨단 해양과학기지 구축 및 융합연구 사업'으로 2021년부터 추진됐으며 총사업비 243억원이 투입됐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은 "왕돌초 기지 준공으로 동해를 포함한 우리 바다 전역을 빈틈없이 관측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기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데이터는 기후위기 대응과 국민 안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해양데이터·인프라본부장은 "왕돌초는 기후변화 신호를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는 동해의 핵심 관측 지점"이라며 "장기 관측을 통해 동해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해 나가겠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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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돌초 기지에서 생산되는 관측 데이터는 향후 해양과학기지 연구자용 웹서비스를 통해 연구자와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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