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범이라도 소송 분리돼 '증인 선서' 했다면 거짓말 못 해"
헌법상 진술거부권 있어도 증인 지위에선 허위 진술 처벌 대상
공범 관계인 공동피고인이 소송 절차가 분리돼 증인으로 출석했다면, 자신의 범죄 사실과 관련된 질문이라도 허위 답변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이 있더라도,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서 선서했다면 거짓말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위증 혐의로 기소된 A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당시 은행장)과 B 전 신한은행장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과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2008년 2월께 신한은행 비서실을 통해 현금 3억원이 마련돼 성명 불상자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당시 신한은행 수뇌부였던 이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문제가 된 위증은 2012년 이들의 횡령 혐의 재판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법원은 두사람의 소송 절차를 분리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당시 A 전 회장은 지시 여부를 부인했고, B 전 행장 역시 비자금의 존재 자체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검찰은 추후 확보된 문건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돈의 존재와 전달 과정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법정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위증죄로 기소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공범인 피고인이 증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한 거짓말을 처벌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초 1심과 2심은 피고인들의 손을 들어주며 무죄를 선고했다. 비록 증인 선서를 했더라도, 자기 범죄와 관련된 질문에는 여전히 피고인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특권(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행사가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소송 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난 공범은 제3자인 증인이 될 수 있다"며 "재판장이 증언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고 선서까지 한 뒤 허위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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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피고인들이 다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며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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