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한반도 비핵화' 언급 無

평양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외교·법집행·군사 분야 교류 강화를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군사 분야 언급이 북한에 대한 관리와 전략적 소통 차원을 비롯해 북중관계 복원과 대미 견제 공조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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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국 측이 공개한 군사 분야 교류에 대해 "북중관계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발전 전략 연계와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 인적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특히 외교·법 집행·군사 분야 교류 강화를 언급하며 협력 범위 확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전 방북인 2019년과 달리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반면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는 정치·경제·문화 분야 교류 확대와 전략적 소통 강화, 국제·지역 문제 공조 등을 집중 부각했지만 중국 측이 공개한 군사 분야 교류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은 전날 보도한 시 주석의 기고문에서 관련 언급이 나온 것을 그대로 실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군사 분야 언급 자체가 실제 군사동맹 강화나 공동 군사행동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 교류는 북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 수집 목적이 강하다"며 "군부 내부의 기술 변화나 무기 현대화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군사협력이나 연합훈련 수준이었다면 북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중국 중심의 이해와 편의가 반영된 사안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러시아와 같은 형태의 군사 지원이나 파병, 공동 훈련 가능성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군사 협력은 러시아와, 비군사 협력은 중국과 하는 방식으로 양국으로부터 실리를 최대치로 얻어내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북한과 중국은 중조우호협정이 있는 만큼 군사 분야 언급은 양국 안보협력의 기본 틀을 다시 확인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연합훈련이나 두만강 출해권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북중 또는 북중러 군사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은 대미 견제와 전략적 연대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앞서 시 주석은 북한 노동신문 기고에서 미국을 겨냥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해를 주는 모든 야욕과 책동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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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목적은 관계 복원"이라며 "북한은 지정학적으로 (미국) 견제에 핵심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시 주석이 직접 평양을 찾은 것 자체가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이전보다 높여준 분명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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