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V 필요했던 유기 반도체, 3V 이하 초저전압 구현
계산·메모리·디스플레이 통합…지능형 인공피부 활용 기대

웨어러블 기기의 핵심 기능인 정보 처리와 저장, 시각화까지 하나의 소자에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가 개발됐다. 기존 유기 반도체의 한계로 꼽혔던 고전압 구동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공지능(AI) 기반 인공피부와 헬스케어 기기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태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초저전압에서도 밝고 안정적으로 빛을 내면서 정보 저장 기능까지 갖춘 새로운 유기 반도체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초저전압 유기발광트랜지스터 동작 원리 및 웨어러블 응용. 연구팀 제공

초저전압 유기발광트랜지스터 동작 원리 및 웨어러블 응용.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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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전자소자는 최근 단순 센서를 넘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신호 처리 장치와 메모리, 디스플레이를 각각 따로 제작한 뒤 연결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전력 소모가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반도체 안에서 계산과 기억, 발광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통합형 소자를 구현했다.


핵심은 유기 반도체 내부에 이온 수송 촉진 물질을 도입해 전하 주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발광을 위해 100V에 가까운 전압이 필요했던 유기 트랜지스터를 3V 이하의 초저전압에서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일반 건전지 두 개 수준의 전압이다.

뇌처럼 기억하고 빛으로 결과 표시


연구팀은 단순히 전압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뇌 신경세포의 정보 저장 원리를 반도체에 적용했다. 이온이 이동하고 축적되는 특성을 활용해 외부 자극을 기억하고 반응을 조절하는 메모리 기능을 구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는 입력된 정보를 스스로 저장·처리할 수 있으며, 계산 결과를 별도의 디스플레이 없이 곧바로 빛으로 표현할 수 있다. 기존처럼 계산 장치와 메모리, 표시장치를 따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하면 피부에 밀착해 사용하는 온스킨(On-Skin) 디바이스에서 생체 신호를 실시간 분석하고 결과를 즉시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산 장치와 메모리, 표시장치를 각각 제작해 연결하지 않고 하나의 반도체 디바이스 안에서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지능형 인공피부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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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 글로벌리더연구 후속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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