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
현대차 새만금 AI 밸리 구상 공개
삼성·SK와 차세대 HBM 협력 논의
제조·반도체·로봇 아루는 AI 동맹
4박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9일 오전 출국했다. 별도의 행사 없이 국내 기업만을 겨냥한 순수 사업 목적 방문으로, 황 CEO는 삼성·현대차·SK·LG·네이버·두산 등 9개 이상 기업과 릴레이 회동을 가졌다.
업계에선 황 CEO의 이번 방한을 한국을 거점으로 한 '팀 엔비디아(Team NVIDIA)' 생태계 구축으로 해석한다. 대만계 미국인 이민자 출신인 황 CEO가 실리콘밸리의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AI 동맹군을 한국에 직접 꾸렸다는 해석이다.
메모리 반도체·제조업·로보틱스·플랫폼 생태계를 동시에 갖춘 나라는 사실상 한국뿐이다. 중국은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고, 대만은 반도체 경쟁력은 탁월하지만 제조·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에는 한계가 있다.
그의 분주했던 한국 일정은 AI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엔비디아는 최근 생성형 AI에 이어 로봇과 AI 인프라가 차세대 AI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관련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의 핵심을 '한국형 AI 공급망 구축'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AI 모델 개발과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을 주도하고 한국은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제조, 로보틱스,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KIA의 전기차 PV-5에 탑승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6.6.8 현대자동차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실제 황 CEO는 방한 배경에 대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의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며 "그리고 한국보다 로보틱스를 더 잘 준비한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큰 규모의 AI 연구 인력, 제조 전문성, 중공업·제조업 분야의 리더십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필두로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제조 역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피지컬 AI의 핵심은 AI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일 수 있는 하드웨어와 제조 기반이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제조 분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전날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정의선 회장과 1시간가량 비공개 면담한 뒤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전북 새만금에 'AI 밸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연구센터·데이터센터·스마트팩토리를 아우르는 AI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에서 핵심 하드웨어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축을 맡는다. 황 CEO는 방한 마지막 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만나 HBM4E·HBM5 등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는 기존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중심 협력을 그룹 차원의 AI 동맹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연구개발 로드맵을 공유하고, SK텔레콤은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 AI 팩토리를 내년 국내에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서민이 '부자' 될 유일한 기회입니다"…전문가가 ...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공동 개발하고, 두산밥캣은 건설·물류 장비에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장비 개발에 나선다. LG그룹도 냉각 솔루션(LG전자)·AI 팩토리(LG유플러스·LG CNS)·전력 솔루션(LG에너지솔루션) 등 AI 인프라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