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이용하던 스포츠센터서 등록 취소
"건강 고려 없이 임신만으로 제한해선 안돼"

임산부라는 이유만으로 수영장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임신 여부만을 기준으로 시설 이용을 막을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와 운동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임신을 이유로 수영강습 등록을 취소한 한 대학 스포츠센터 운영기관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신을 이유로 곧바로 등록을 취소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기관이 ▲전문의 소견서 제출 ▲건강 상태 확인 ▲이용자 동의 절차 마련 ▲운동 강도 조정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수 있었다고 봤다.

서울시에서 임산부 등록을 하면 나눠주는 임산부 안내 책자, 배지 등이 들어 있는 꾸러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조용준 기자

서울시에서 임산부 등록을 하면 나눠주는 임산부 안내 책자, 배지 등이 들어 있는 꾸러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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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인은 2022년부터 해당 대학 스포츠센터 수영장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임신 7주 차였던 지난해 8월 수영강습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가방에 달린 임산부 배지를 발견한 직원으로부터 "임산부는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후 진정인은 행정실과의 통화에서도 내부 규정상 임산부는 수영강습을 수강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고, 같은 날 등록이 취소됐다. 수강료와 사물함 이용료 등은 환불됐다.

해당 기관은 제한된 공간에서 다수가 참여하는 수영강습 특성상 충돌이나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 보호 및 다른 회원의 안전 확보 등을 고려해 등록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임신이 질병이 아닌 생리적 상태이며, 임산부의 건강 상태와 운동 가능 여부는 개인별로 큰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일반적으로 임신한 여성의 운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으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영이나 걷기 등 신체활동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서울·부산 지역 공공 수영장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15개 기관이 운영하는 42개 수영장 가운데 임산부라는 이유만으로 수영강습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을 둔 곳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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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관계자는 "임산부 보호를 이유로 임신 자체를 위험 요인으로 일반화해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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