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부터 중장기 경영전략 TF 가동
비이자수익 비중 확대 목표
WM·CIB 중심 사업구조 개편 본격화
차기 회장 선정 절차에 착수한 KB금융그룹이 3년 만에 '중장기 경영전략' 밑그림 작업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KB금융은 향후 3년을 선진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중장기 전략에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익 구조 혁신 등 개혁 과제를 담을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4월27일부터 '중장기 경영전략 TF'를 가동 중이다.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털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이번 TF는 조영서 KB금융지주 전략담당(CSO) 부사장이 총괄한다.
KB금융은 통상 3년 주기로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올해는 차기 전략 수립 시기와 양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이 맞물렸다. 앞서 윤종규 전 회장 재임 시절에는 2023년 6월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작업에 착수해 이듬해 초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경영 전략 재편 작업도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나는 오는 10월께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KB금융은 오는 9월11일까지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경영 성과를 입증한 만큼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금융당국에서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함께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개혁 의지가 강한 양 회장의 임기 동안은 그룹의 체질 변화를 완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자산관리(WM)·기업금융(CIB)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비이자수익 확대 등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만큼, 양 회장 재임 기간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중장기 경영전략의 핵심은 WM과 CIB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중심 성장 전략이 어려워진 만큼 WM과 CIB를 중심으로 비이자수익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KB금융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약 33% 수준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를 중장기적으로 4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고액 자산가 시장 공략을 위해 WM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약 47만명, 100억원 이상 보유자는 약 5만명 수준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이라는 타이틀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들 고액 자산가 고객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WM과 CIB의 연계도 핵심 과제다. 기업금융 부문이 우량 딜을 발굴하면 WM이 이를 고객에게 판매·배분하는 구조를 구축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대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문, 자산관리, 투자상품 판매를 결합한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 같은 전략은 자본 효율성 제고와도 맞닿아 있다. WM은 대출처럼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이 높다. 게다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은 이미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에 KB금융은 단순 대출보다 자문·주식발행(ECM)·채권발행(DCM) 업무 등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CIB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구상의 밑바탕에는 한국 금융시장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기업들도 단순히 은행 대출에 의존하기보다 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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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관계자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사실 더 일찍 WM과 CIB 중심으로 전환했어야 했다"며 "정부 규제로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 성장 전략이 어려워진 만큼 오히려 체질 개선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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