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젠슨 황이 인정한 AI 경쟁력...‘모두의 AI’로 도약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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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공지능(AI) 강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중공업, 제조업뿐 아니라 전자, 소프트웨어, AI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선두 주자 중 하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한국이 AI 시대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한 말은 울림이 컸다. 그는 한국 기업들과 AI 인프라 및 AI 팩토리 협력을 전방위로 논의하며 한국을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치켜세웠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경쟁력이 뒤처져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시기에 한국 AI의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지난 1년 동안 국내 AI 정책은 꽤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반도체 강국에서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겠다는 방향 설정이 시의적절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적 목표를 향해 민관이 바쁘게 움직였다. 국가AI전략위원회가 출범했고 AI기본법 제정 등 제도적 밑그림을 구체화했다. 기업들은 AI 전환(AX), AI 생태계 확장에 매달렸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에도 당장 AI 산업계가 끌어다 쓸 돈과 사람이 부족한 현실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탠퍼드대가 올해 4월 발표한 'AI 인덱스'를 보면 한국의 AI 민간 투자액은 지난해 17억8000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으로 2년 전보다 약 4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미국은 2859억달러로 2년 새 4배 넘게 증가했고, 민간보다 정부 지원이 더 탄탄한 2위국 중국도 78억달러에서 124억달러로 59% 늘어 한국과 극명한 체급 차이를 보여줬다. 2023년 약 48배였던 한미 간 AI 민간 투자 격차는 이제 160배까지 벌어졌다.

물론 경제 규모 자체가 전혀 다른 나라들과 절대적인 투자액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를 상쇄할 '정교한 맞춤형 지원'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어렵다. 한정된 국가 예산으로 최대 효율을 내려면 기업이 선뜻 지갑을 열 수 있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나 마중물 투자가 필수적인데, 아직 현장에서는 지원이 대기업에 쏠려 있어 AI 생태계 전반으로 투자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인재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도 겹쳐 있다.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률은 인구 1만명당 -0.36명으로 2023년 -0.30명보다 더 줄었다. 미국(+0.92명), 영국(+0.62명) 주요 선진국과 달리 나가는 인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재의 절대량이 부족한 데다, 그마저도 대기업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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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AI 강국으로 가려면 AI 생태계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젠슨 황 CEO가 우리 정부에 확고한 AI 생태계 지원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그 기회가 소수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정책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가 어려워 중소기업이나 학계가 고성능 모델을 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더 이상 받아서는 안 된다. 대기업이 닦아놓은 AI 인프라 고속도로 위를 수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자유롭게 질주하는 모두의 AI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한국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때다.


박선미 IT과학부장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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