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4부 요인 긴급 회동…선거관리 대개혁 추진
국정조사·수사 결과 따라 행정·법적 책임져야
선관위원장 상시화 등 거버넌스 개편 국회 논의
이재명 대통령과 4부 요인이 8일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대한 참정권 침해라는 데 공감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선거관리 제도 전반의 대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조희대 대법원장, 김민석 국무총리, 홍익표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봉욱 민정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정식 국회의장. 2026.6.8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회동을 갖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동을 통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대한 참정권 침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수립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게 행정적·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묻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상 독립성을 언급하면서도 이번 사안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는 헌법이 정한 독립기관이어서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 업무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심지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감사조차 할 수 없다는 게 현 법률과 헌법의 해석이어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는 대한민국의 기본적 헌정 질서의 핵심을 이루는 국민주권의 실천 과정"이라며 "그 숫자가 얼마가 되든, 결과에 영향이 있든 없든 투표권 행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3대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진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시각에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가능한 대안과 대책이 있는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조정식 "선거 행정 국민 신뢰 송두리째 흔들려"…조희대 "참담한 마음"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번 사태를 "국민주권의 발현이자 절차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린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그는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가 발길을 돌리는 순간, 선거 결과가 몇 표 차이든 상관없이 절차적·제도적 정당성이 훼손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선관위의 폐쇄적 조직문화와 위기 대응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헌법이 선관위에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의미"라며 "견제받지 않은 독립성이 초래한 사태에 대해 자성과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회도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확실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 "여야 모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만큼 지체 없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주권자인 국민의 참정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투표용지 부족으로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이 계셨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민주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본연의 역할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에 상처를 준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헌재소장은 "사안의 진상을 엄밀하게 파악하고 법적 평가를 하는 것과 함께 선거 제도와 운영의 모습을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가 굳게 신뢰하는 민주주의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참정권 훼손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는 요구가 무겁게 다가왔다"며 "오늘 자리는 국가와 헌법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국민께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공동 선언의 자리가 되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리는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기로 방향을 잡았고, 정부도 국민화합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방식으로 여야와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하겠다고 했다"며 "법률을 고치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치든 국민들이 제기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4부 요인 회동서 선관위 거버넌스 개편 문제 거론
비공개 회동에서는 선관위 거버넌스 개편 문제가 거론됐다. 이 수석은 "선관위의 상시화 문제, 선관위원장이 상시적으로 근무할 문제, 지방선관위의 상시성 문제가 논의됐다"며 "중앙선관위원장과 지방선관위원장의 상시화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거론됐지만 결론은 국회에서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헌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브리핑 관련 질의에 "개헌 관련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일반적인 입법과 관련한 얘기가 있었고, 참석자들이 모두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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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단일 사안을 두고 대통령과 4부 요인이 긴급히 모인 이례적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하나의 단일 사건을 두고 이렇게 4부 요인들이 모인 예가 없다"며 "이번 회동은 굉장히 빠르고 긴급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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