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대출 관련 투자는 신중해야"
사모크레딧 내 ABF·CRE 등 눈 여겨 봐야

투자운용사 블랙스톤이 자사 사모대출펀드 환매를 제한하는 등 사모크레딧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사모크레딧 리스크가 금융위기를 불러올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로트피 카루이 핌코(PIMCO)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겸 고객 솔루션 및 애널리틱스 공동 대표는 8일 오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사모크레딧 시장 내 직접 대출의 경우 리스크가 일부 존재하나 2008년 금융위기 불러올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핌코는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다.

카루이 대표는 사모크레딧 중에서도 직접대출(Direct lending) 시장에서 리스크가 일부 감지된다고 말했다. 우선 미국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포트폴리오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대출 비중이 2022년 이후 20%를 넘어선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소프트웨어 분야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당 업종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큰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재무적으로는 BDC 포트폴리오 내 PIK(이자 현물 지급) 대출 비중이 증가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PIK 대출이란 차주 기업이 이자를 현금 대신 주식이나 채권 등 현물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카루이 대표는 "이는 차주들이 본질적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는 신호로, '깜빡이는 노란불' 정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트피 카루이 핌코(PIMCO)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겸 고객 솔루션·분석 부문 공동 대표가 8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PIMCO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핌코

로트피 카루이 핌코(PIMCO)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겸 고객 솔루션·분석 부문 공동 대표가 8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PIMCO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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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2008년 금융위기처럼 대형 악재를 일으킬 정도의 리스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루이 대표는 직접 대출보다 광범위한 개념인 사모 대출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차입)를 크게 일으키는 자산군이 아니라며 "금융 위기를 유발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과도한 레버리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모크레딧 시장에는 해당 요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사모 대출 관련 자본의 절대다수가 대개 유동성 불일치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상태로, 만기까지 묶여 있는 락업(Lock-up)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사모크레딧 펀드에 모인 자본의 대부분은 펀드 설정 단계부터 수년간 투자자가 마음대로 돈을 빼갈 수 없는 구조다. 시장이 흔들리더라도 펀드 자체에서 환매 대란이 일어나거나 시스템 위기로 번질 확률이 극히 낮다는 말이다.


이에 사모크레딧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보다는 직접대출 비중을 줄이고 자산담보금융(ABF), 상업용 부동산(CRE) 자산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산담보금융이란 기업 신용 대신 자산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재고나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자산담보대출(ABL)도 포괄한다. 카루이 대표에 따르면 사모크레딧을 통해 자산담보금융에 투자했을 때 일반 공모시장(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한 투자와 비교하면, 직접 대출의 경우 초과 스프레드 중간값이 8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다. 반면 자산담보금융의 경우 210bp다. CRE도 177bp로 직접 대출보다 높았다. 그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22년부터 2023년 상당한 침체기를 겪었으나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하고 있는 만큼 침체기에 대출기관이 되는 게 매력적이며 직접대출에 비해 시장이 붐비지 않고,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이자를 더 많이 준다"고 설명했다.

로트피 카루이 핌코(PIMCO)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겸 고객 솔루션·분석 부문 공동 대표가 8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PIMCO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핌코

로트피 카루이 핌코(PIMCO)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겸 고객 솔루션·분석 부문 공동 대표가 8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PIMCO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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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카루이 대표는 채권 투자에서도 액티브 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자산이 역사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지만 채권 수익률 또한 20년 전과 비교하면 최고 수준이라며 "높은 시작 수익률은 장기 총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 지수 스프레드가 비싼 만큼 종목 선정과 크레딧 구조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액티브 운용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AI 설비투자(CAPEX)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크레딧 시장의 새로운 구조적 수요를 끌어들인다고 밝혔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향후 1년 6개월 동안 1조5000억달러(약 2294조85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5년 누적 5조달러 이상을 AI에 쏟아부을 것이라며 "이 투자 상당 부분이 차입으로 조달되고 있는 만큼 크레딧 시장에도 영향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입 기반 투자이므로 수익화가 지출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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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의 경우 AI 설비투자를 제약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없다며 "하이퍼스케일러는 단기 정책금리가 아닌 장기물로 자금을 조달하고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 시장의 경우 민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자본지출 둔화에 대해 반발하며 기업들이 과도하게 지출한 것에 대해 '징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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