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주재 지출구조조정 토론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기초연금 등 열띤 토론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불필요한 재정 사업의 10%를 전격 폐지하고,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각각 10~15% 강제 절감하는 역대 최고 수위의 지출구조조정 단행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세금이 투입되면서도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돈 낭비' 지적을 받아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구직급여 등 해묵은 의무지출 사업들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8일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기획예산처.

8일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기획예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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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SVC 서울에서 국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부처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재정당국이 지출구조조정을 단일 의제로 삼아 최초로 주관한 공론의 장이다. 박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내년 예산안은 예산편성 전 과정을 이재명 정부가 오롯이 주관하는 첫 예산안"이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올해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모든 사업 원점 재검토"…'15·10·10' 고강도 가이드라인 재확인

기획처가 제시한 내년도 구조조정의 기본 방향은 '원점 재검토'다. 정부는 모든 재정 사업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재량지출은 15%, 의무지출은 10%를 각각 절감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체 재정 사업 수의 10%를 아예 폐지(일몰)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내놨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대체 불가능한 국가 성장동력 확충과 소득 과실의 세대·지역·계층 간 확산에 담대하게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예산 낭비 사례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통렬한 비판이 쏟아졌다. 사회·교육·문화 분야 발제자로 나선 이정환 한양대 교수는 "지난 1972년 교육 수요에 맞춰 마련된 내국세 연동 방식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학령인구 급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계적으로 배정돼 각종 행사나 기념사업에 낭비되고 있다"며 교부금 제도 개편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 역시 구직급여를 반복해서 받아 챙기는 중복 수급 문제와 일할 때 버는 돈보다 구직급여 수령액이 더 많아지는 '임금 역전 현상'을 꼬집으며 구직급여 제도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유사·중복 사업 전면 일원화…노인 기초연금도 수술 예고

8일 열린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 기획예산처.

8일 열린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 기획예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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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및 행정 분야에서도 예산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압박이 이어졌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부처에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제각각 개별 운영하면서 소액 사업 산재 등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사업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일원화하고 저성과 사업을 과감히 쳐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공공시설 신규 건립 자제를 요청하며 기존 시설의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석재은 한림대 교수가 기초연금 수혜 노인 간 소득격차 심화를 지적하며 수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저소득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장관은 이러한 지적들에 깊이 공감하며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거대한 부담을 주는 의무지출 사업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개선에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기획처가 선봉 서서 반드시 완수"…하반기 예산 정국 전면전

이번 토론회는 단순 통보식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단체, 일반 국민, 인플루언서까지 참여를 확대하고 실시간 유튜브 댓글에 장관이 즉석 답변하는 등 공론화 수위를 높였다. 기획처는 이날 수렴한 현장의 목소리를 내년도 예산안 편성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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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당국이 예산안 편성 지침에 이어 지출구조조정 단계까지 국민 의견을 직접 반영하겠다고 나선 만큼, 향후 예산 감축에 반발하는 각 부처 및 이익집단과의 전방위적인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기존 예산을 줄이는 일은 살점을 도려내는 것처럼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국민의 땀방울인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기획처가 선봉에 서서 구조조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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