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0선까지 밀려…8% 급락해 서킷브레이커 발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주 일제 급락
젠슨 황 "지금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 기뻐해야"
코스피지수가 8일 장 개장과 동시에 8%넘게 급락하며 7400선까지 밀렸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지수 현황판에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6.08 윤동주 기자
고금리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코스피가 7400선까지 급락했다. 반도체주 단기 급등과 스페이스X 상장 등에 따른 수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좋아 조정이 깊어진다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 공포에 코스피 7400선까지 밀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8% 내린 8048.09에 개장한 뒤 급락해 오전 10시3분 기준 6.09% 내린 7663.84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8.80% 하락한 7442.73을 기록하기도 했다. 8% 넘게 폭락하면서 오전 9시3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이 급락할 때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발동 후 20분간 모든 주식 거래가 중단된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터졌던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전 장 대비 4.27% 내린 959.61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4분 기준 5.92% 내린 943.09에 거래 중이다. 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면서 코스닥은 연초 수준인 930선 근처로 돌아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기술주 조정,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수급부담 등이 겹치면서 증시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금리 인상 우려가 번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각각 1.35%, 2.65% 내렸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4.18% 급락했다. 미 노동부는 5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7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컨센서스인 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용지표 개선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부각됐고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엔비디아(-6.20%), 마이크론테크놀로지(-13.25%), ADM(-10.86%) 등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0.26% 폭락했다. 반도체주는 금리인상 우려와 더불어 일각에서 고점론까지 제기되면서 투매가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판매 단가가 올해 중반에 고점을 찍은 뒤 내년 초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반도체 고점론까지 나타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한 매도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코스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던 주도주를 중심으로 급락세다. 오전 10시8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5% 내린 30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3.96% 하락한 19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날 오전 미래 인공지능(AI) 팩토리 공동 건설과 반도체 협력 강화 등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다. 황 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가 급락에 대해 "주식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여러분은 아주 기뻐해야 한다"며 "지금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주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SK스퀘어(-8.82%), 삼성전기(-4.15%)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현대차(-9.14%), LG에너지솔루션(-6.02%), 삼성생명(-9.45%), HD현대중공업(-4.67%), 현대모비스(-11.54%)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급락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78억원 순매수, 개인은 5500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 중이다.
증권가 "단기 조정 후 반등 가능" vs "조금 더 지켜봐야"
증권가에서는 우리 기업 실적 전망이 여전히 좋은 만큼 이번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과 금리 우려로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맞선다.
LS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지적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코스피의 직전 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MDD)은 2019년 8월 -26.5%, 2022년 9월 -34.8%에 달했다"며 이번에도 낙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변동성을 고려하더라도 아직 저점 시그널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 스페이스X 상장과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증권은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외환 불안, 금리 재가격화, 반도체 차익 시현이 동시에 겹친 압축 조정"이라며 "미국 반도체 급락은 한국 시장에 부담이지만, 메모리 실적의 방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공포에 동참하기보다 환율 안정 여부를 확인하며 주도주를 다시 살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7000~7500선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6월 중순 이후 2분기 실적 시즌이 전개되면서 강한 상승추세가 다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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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오는 10일 밤에 나올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만약 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미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고, 이는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AI 및 반도체 종목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물가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발표될 경우 최근 반도체 조정은 단기 차익실현 과정으로 평가받으며 성장주 중심의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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