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50원대로 출발했다. 반도체 차익실현에 따른 외국인들의 계속된 국내 증시 매도세와 강달러 등 약세 요인 누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해서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국은 원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과 함께 역외시장에서 발생한 일부 투기적 움직임이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긴급 시장 점검에 나섰다.
코스피지수가 8일 장 개장과 동시에 8%넘게 급락하며 7400선까지 밀렸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지수 현황판에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6.08 윤동주 기자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외국환 업무를 취급하는 국내 주요 은행들을 소집해 긴급 외환시장 간담회를 갖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역외에서 이뤄지는 선물환(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 현상이 시장 불안을 심화시킨다고 보고 제도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상호관세 부과 당시 대만 정부의 통화절상 용인설 확산에 따른 나비효과와 2024년 일본 금리인상 이후 발생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역외시장을 중심으로 한 환율 급변동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NDF 시장 투명성 제고와 국내 현물환 거래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당국은 주말인 7일에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과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가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은 지난 주말사이 야간 거래에서 1561.5원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2009년 3월 6일(1597.0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2분기 평균 환율(5일 주간 종가 기준 1490.98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1998년 1분기(1596.88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사이 최대 115원(5월6일~6월5일 기준)의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900원)과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450원), 2020년 팬데믹(+115원) 등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하면 단기 변동폭은 더 높았다.
최근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변수는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매다. 코스피 지수가 9000선 가까이 오르면서 반도체 차익실현에 따른 매도세가 커진데다 포트폴리오 재조정 수요까지 겹쳤다.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18조원 이상을 순매도 했고, 최근 20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물가 상승 압력과 견조한 고용지표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가 더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71로 전장대비 0.6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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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일부 투기적 거래가 겹치며 환율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역외에서 이뤄지는 NDF 파생상품 거래 등에 따른 쏠림 현상을 지목하며 시장 투명성 제고와 필요시 국내 시장 흡수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환율 상승기에 편승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 매도를 미루고(리딩) 매수를 서두르는(래깅) 환 관리 기법이 현물환 거래량 급감을 야기한다고 보고 불법 거래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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