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의 두 얼굴…원가 압박 vs 수출 훈풍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60원을 돌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소비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기업별로 환 헤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어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식품업계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고환율의 수혜가 기대된다.
원·달러 환율 장중 1560원 돌파
원재료 수입기업은 원가 부담↑
삼양·에이피알은 환산 효과 기대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60원을 돌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소비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 환율 상승이 식품·화장품 업계 전반의 악재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기업별 영향이 달라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90.98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55.2원까지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5일에는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았으며 1600원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약세의 부담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기업이다. 밀과 팜유, 코코아, 포장재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양의 원재료를 들여오더라도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원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 close 증권정보 280360 KOSPI 현재가 116,900 전일대비 1,600 등락률 -1.35% 거래량 25,065 전일가 118,500 2026.10.28 14:26 기준 관련기사 롯데웰푸드, 1형 당뇨병 환우 모임 '제로' 브랜드 제품 후원 "AI 실력이 경쟁력"…롯데, 인턴십 연계 경진대회 롯데웰푸드, 뉴욕 심장부서 빼빼로데이 알린다…4년 연속 타임스스퀘어 광고 는 올해 1분기 분기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세전이익이 약 57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원자재 가격보다 환율 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기업별로 환 헤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어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식품업계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고환율의 수혜가 기대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양식품 삼양식품 close 증권정보 003230 KOSPI 현재가 1,178,000 전일대비 45,000 등락률 +3.97% 거래량 26,802 전일가 1,133,000 2026.10.28 14:26 기준 관련기사 해외매출 의존 삼양식품, 원화 강세에 8.9% 급락 [클릭 e종목] 김정수 회장도 달렸다…삼양식품 '불닭 버닝 페스타' 성료 [주末머니]"환율 100원 내리면 이익 쑥…식품주 담을 때" 과 오리온 오리온 close 증권정보 271560 KOSPI 현재가 112,100 전일대비 600 등락률 +0.54% 거래량 72,891 전일가 111,500 2026.10.28 14:26 기준 관련기사 해외서 날아다니는 오리온…초코파이 말고 '이 과자'도 인기 고무줄 환율·가격 눈치보기…바람잘날 없는 식품업계 돈은 다우키움, 주도권은 범 삼성가…중앙일보 인수전 속사정 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매출의 80%가량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서 벌어들인 달러 매출은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기준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 오리온 역시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사업 비중이 70% 안팎에 달해 원화 약세의 수혜가 예상된다.
화장품 업계도 전반적으로는 고환율의 수혜가 예상된다. K뷰티 열풍이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큐브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에이피알의 지난해 수출액은 1조2257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도 80% 수준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고 원부자재의 국내 조달 비중도 높아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국콜마 한국콜마 close 증권정보 161890 KOSPI 현재가 117,600 전일대비 500 등락률 +0.43% 거래량 102,430 전일가 117,100 2026.10.28 14:26 기준 관련기사 "K-뷰티 지속 성장, 100% Yes"…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의 '근자감' 이소영 중기부 장관, 한국콜마 세종공장 방문 "주문 쏟아지는데"…화장품용기 '대란' 속타는 K뷰티 와 코스맥스 코스맥스 close 증권정보 192820 KOSPI 현재가 261,000 전일대비 2,500 등락률 -0.95% 거래량 122,582 전일가 263,500 2026.10.28 14:26 기준 관련기사 'K-뷰티 산파' 코스맥스, 하버드병원 손잡고 바이오 사업 진출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K뷰티의 힘은 창의력과 스피드" 버려진 코스맥스 연구원 가운의 변신…예술작품 됐다 등은 글로벌 브랜드와 인디 브랜드를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일부 원료와 부자재를 수입하고 있지만 늘어난 해외 매출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다. 화장품 ODM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일부 원부자재 단가에 반영될 수는 있으나 K뷰티 수출 효과가 더 커 수익성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의 경우, 원화 가치 하락은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에서의 소비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관광객 유입 확대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면세점은 명품과 화장품, 주류 등 상당수 상품을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곧바로 매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수요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과 원가 부담 확대라는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실제 수익성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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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같은 소비재 기업이라도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제각각"이라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원화 약세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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