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법 기후변화영향평가 사후관리 유명무실
법제처 "환경영향평가 적용 못해…법령 정비하라"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현행법상 제재할 수 없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이 나왔다. 개발사업의 탄소배출 영향과 감축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도입한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에 사후관리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감축 계획을 미이행하더라도 이를 감독하거나 제재할 수단이 없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법제처는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규정을 기후변화영향평가에 적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앞서 기후부는 법제처에 기후변화영향평가가 기존 환경영향평가 제도와 상당 부분 연계돼 운영되는 점을 고려해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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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란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 훼손과 오염 저감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후변화영향평가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현행 탄소중립기본법 제23조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때 기후변화영향평가도 함께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기후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 등을 환경영향평가 절차 안에서 함께 검토하라는 취지다.


문제는 당장 기후변화영향평가를 받은 사업이 온실가스 감축 등 계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현행법상 정부가 제재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두 평가가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제도인 만큼, 사후관리 규정을 임의로 끌어다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제처는 "준용 규정은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경우에만 가능한데 탄소중립기본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다"며 "과태료나 벌칙 등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규정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확대 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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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는 기후변화영향평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관련 부처에 법령 정비를 권고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법제처로부터 관련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게 맞다"며 "하반기 중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법 규정을 준용하는 방안과 별도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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