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핏 가고 다시 슬림핏…비만치료제가 패션 트렌드도 흔든다
트렌드 변화 조짐…"실루엣 강조 수요 확대"
비만치료제 대중화 속 미의 기준 회귀 우려도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체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매일경제는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를 인용, 지난 5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슬림핏 티셔츠 관련 상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슬림핏 블라우스 거래액도 147% 늘었다. 하의 역시 올여름 대표 트렌드 아이템으로 꼽히는 카프리 팬츠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부츠컷 슬랙스와 부츠컷 데님 거래액은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오버핏 지고 슬림핏 뜬다"…성수동도 하이틴 패션 열풍
패션업계는 이같은 변화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들의 체형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편안함과 활동성을 중시하는 오버핏 스타일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몸의 라인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수동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하이틴 패션 열풍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미국 브랜드 브랜디 멜빌과 이탈리아 브랜드 섭듀드(Subdued) 등은 크롭티, 로우라이즈 데님, 핫팬츠 등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을 앞세워 10~20대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비만치료제 확산도 슬림핏 열풍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소비자들이 변화한 체형을 드러낼 수 있는 의류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국내 처방 건수는 총 80만9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3월 처방 건수는 22만8199건으로 처음 20만건을 넘어섰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1년 1436억원에서 2024년 2426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8195억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미국에서는 비만치료제 확산 이후 일부 유통업체들이 플러스사이즈 의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국내 플러스사이즈 의류 쇼핑몰 66100의 온라인 제품 페이지. 66100 웹사이트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비만치료제 확산에 달라진 패션업계…"보디 포지티브 후퇴" 우려도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CNN은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 이후 일부 유통업체들이 플러스사이즈 의류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의 온라인 플러스사이즈 상품 수는 최근 1년간 37% 감소했고, 올드 네이비 역시 관련 상품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패션계에서는 한동안 주류 담론이었던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다양한 체형을 존중하는 흐름이 확산했지만, 최근에는 체중 감량 약물의 대중화와 함께 다시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변화가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의료진들의 의견을 인용, GLP-1 계열 약물의 확산이 식이장애와 외모 강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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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오버핏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체형을 가리는 옷보다 몸의 실루엣을 살리는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분명히 커지고 있다"며 "슬림핏 상의와 부츠컷 팬츠, 카프리 팬츠 등이 대표적인 수혜 아이템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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