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뒤덮은 포켓몬…'어른이'가 매출 견인
뷰티·식품·편의점·백화점 등 협업 강화에
매출·영업익 '껑충'…누적 수익 세계 1위 IP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행사에 몰린 인파. 주최 측은 인파가 몰리자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했다. SNS 캡처
최근 유통가를 장악하는 키워드는 단연 '포켓몬'이다. 출시 30주년을 맞은 이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은 단순 캐릭터를 넘어 하나의 '경제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동네 슈퍼마켓을 전전하며 빵 속 스티커를 모으던 아이들이 어느덧 구매력을 갖춘 '어른이(어른+어린이)'로 성장하면서 유통가는 지금 포켓몬을 잡기 위한 거대한 사냥터로 변모했다.
"BTS보다 많이 모였다"…성수동 마비시킨 16만 인파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켓몬 30주년을 기념한 오프라인 행사와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포켓몬스터 메가페스타'에는 약 16만 명이 몰렸다. 이는 과거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 당시 인파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안전 문제로 행사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행사에 몰린 인파. 주최 측은 인파가 몰리자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했다. SNS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단순히 '아이들 장난감'으로 치부하기엔 그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에 따르면 일본 포켓몬의 누적 IP 시장 규모(누적 매출)는 약 1470억 달러(약 200조원)로 추산된다. 이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나 ‘헬로키티’를 제치고 전 세계 캐릭터 IP 중 최고 매출이다.
지갑 여는 2030…향수 자극하는 '어른이 마케팅'
흥미로운 점은 이 열풍을 주도하는 핵심 소비층이 10대 청소년이 아닌, 2030 세대라는 점이다. 편의점 CU가 최근 출시한 ‘포켓몬 카드팩’ 4종은 출시 단 사흘 만에 한정 수량의 96%인 25만 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는데, 캐릭터 상품 구매 고객의 연령대를 분석해 보면 20대가 33.1%, 30대가 28.3%를 차지한다. 10대(23.5%)보다 2030 '어른이'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유년기 경험에 기반한 향수 소비가 확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물가·저성장 국면에서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는 수요가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향하면서 캐릭터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다. 동시에 성인이 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결합돼 이들이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방위 협업 확산…유통가 '포켓몬 전쟁'
이에 유통가에서는 식품, 뷰티, 생활용품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협업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SPC삼립은 '띠부씰 열풍'의 원조답게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적용한 스티커 100종을 새롭게 추가했다. 매콤한 불닭 소스를 활용한 ‘리자몽의 불대문자 핵불닭팡’, ‘피카츄의 파마산치즈 롱파운드’ ’ 등 신제품 5종과 함께 전용 ‘띠부씰북’ 2종까지 선보였다.
배스킨라빈스는 포켓볼을 안고 있는 피카츄 모양의 용기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피카츄 해피 컨테이너&파인트’와 ‘피카 피카 피카츄’ 케이크, 분리형 트레이 구조의 ‘포켓몬 런치박스’를 내놓으며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뷰티 업계도 적극 가세했다. CJ올리브영은 '올리브영X포켓몬 메가페스타'를 통해 61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형 협업을 진행했다. 매장에 포켓몬 테마 음악을 도입하고, 올리브영N성수를 팝업스토어 형태로 꾸며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이 같은 열풍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켓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약 7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33억 원으로 49.4% 늘었다.
"감성+팬덤" 결합…불황기 소비의 해답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포켓몬 열풍은 소비 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감정적 가치와 팬덤 기반 충성도가 구매를 이끄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강력한 서사를 가진 IP일수록 소비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팬덤 경제'가 유통 시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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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SNS 기반 공유 문화가 활성화돼 있고, 캐릭터를 단순 상품이 아닌 취향과 정체성의 표현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키덜트 문화와 경험형 소비 트렌드가 결합하면서 캐릭터 IP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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