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 수년간 복용했는데…최근 기록서 제외
백악관 "공개 필요 약물만 포함" 설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의료기록에서 탈모 치료제가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약물 복용 사실은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이후 수년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탈모 예방약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최근 공개된 의료기록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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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는 '프로페시아(Propecia)'라는 상품명으로도 알려진 약물로, 남성형 탈모 예방을 위해 미국에서 수백만명이 복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주치의 3명은 그가 대통령 취임 전부터 첫 임기 동안 해당 약물을 복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재집권 이후 공개된 건강보고서에서는 피나스테리드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달 공개된 최신 건강보고서에도 다른 3종의 약물은 기재됐지만 피나스테리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피나스테리드 복용 사실과 현재 복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현재 보고서는 현시점에서 공개가 임상적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된 약물만 반영한다"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과 관련된 건강 정보는 모두 포함됐다"고 밝혔다.

美역사상 최고령 당선…"건강정보 공개해야"

그러나 미국 컬럼비아대 생명윤리학 석사과정을 이끄는 정신과 의사 로버트 클리츠먼은 백악관의 설명이 건강 정보 공개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클리츠먼은 "무엇이 더 공개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피나스테리드가 우울증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 의대 생명윤리학 프로그램 설립자인 아서 캐플런도 "백악관이 공개하는 건강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독립적인 의료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6월14일 80세 생일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임기 중 손등의 멍과 다리 부종 등이 여러 차례 포착되면서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주치의는 2016년 대선 당시 공개된 건강 소견서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작성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백악관은 2020년 코로나19 감염 당시 병세의 심각성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도 상세한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3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를 3회 방문했으며 현재 주치의인 션 바바벨라는 최근 공개한 건강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양호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피나스테리드 복용 사실 공개돼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피나스테리드 복용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9월 공개된 건강요약서에도 해당 약물은 기재되지 않았다.


피나스테리드는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높은 약물로 평가된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대 피부과 학과장 애덤 프리드먼은 "진행 중인 탈모를 늦추고 기존 모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약물은 전립선암 예방 치료에도 사용된다.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PSA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타나자 의료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당시 주치의였던 해럴드 본스타인은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탈모 예방을 위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2018년 당시 백악관 주치의였던 로니 잭슨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형 탈모 예방을 위해 매일 프로페시아 1㎎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임 주치의인 숀 콘리 역시 2020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공개했다.


이후 트럼프 캠프와 백악관이 공개한 건강보고서에서는 피나스테리드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PSA 수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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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프리드먼은 PSA 수치만으로 약물 복용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외모 변화만 보고 복용 여부를 추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 상태만으로 누군가가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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