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로 LNG 공급 차질
"슈퍼 엘니뇨 현상, 북반구 따듯하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강력한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상승) 현상이 가격 상승 압력을 제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최진영 연구원은 "해협 봉쇄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여름철 냉방 시즌까지 도래했지만, 엘니뇨라는 기상이변이 가격 상승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상이변이 난방비 폭탄 막는다?…"LNG값 붙잡은 엘니뇨"[주末머니]
AD
원본보기 아이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글로벌 LNG 수출량의 20%가량이 차단된 상태다. 천연가스는 원유와 달리 공급 차질이 발생했을 때 우회 수송로를 확보하기 어렵다. 최 연구원은 "가스정이 장기간 유휴 상태로 남으면서 영구적인 생산성 손실을 가져올 '워터 코닝(Water Coning)' 현상까지 예상된다"며 "단순한 유통 병목 현상이 구조적인 문제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여름철 냉방 수요도 변수로 꼽힌다. 매년 5~8월엔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가스 소비와 재고가 크게 출렁이는 계절성이 나타난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헨리허브 가격이 5월 들어 반등한 것도 이 같은 수요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겨울 난방 수요 누른 슈퍼 엘니뇨

다만 최 연구원은 당장 가스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엘니뇨가 겨울철 난방 수요를 약화시키며 LNG 가격 상승 압력을 누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여름철 냉방 수요보다 겨울철 보일러 난방 수요가 가격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경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최 연구원은 "현재 동태평양 연안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0℃ 높은 상태로 이미 엘니뇨 조건에 들어섰다"며 "엘니뇨가 발생하면 아열대 제트기류가 강해지면서 찬 바람을 품은 극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선다. 이로 인해 겨울철 북반구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름철 냉방보다 중요한 겨울철 난방용 수요가 약해진다는 점에서 당장 가격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다"며 "천연가스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 시기를 내년으로 미뤄둘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내년 이후 상승 전망…AI 전력 수요·가스전 투자 부진 겹쳐

카타르 카타르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카타르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본격적인 가격 상승 시점은 슈퍼 엘니뇨 영향이 잦아들 내년 1월 이후로 예상했다.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 수요 증가와 가스전 투자 부진이 겹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선 가스 가격이 오를 조건이 이미 충족됐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와 초고압 송전 설비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는 그야말로 폭증하고 있다"며 "반면 전 세계 석유·가스 대기업들은 탄소중립 바람에 눈치를 보느라 가스전 개발 투자를 7년째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AD

이어 "전 세계 에너지의 76%를 책임지는 화석 연료도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천연가스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