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요청의 절반만 인출 허용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대표 사모대출(private credit) 펀드의 투자자 인출을 처음으로 제한했다. 경기 둔화와 대출 부실 가능성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2조달러 규모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450억달러 규모의 '블랙스톤 프라이빗 크레디트 펀드(Bcred)'에 대해 환매 요청의 절반만 승인하기로 했다.

블랙스톤도 손 들었다…사모대출 펀드 첫 인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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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투자자들은 펀드 순자산의 10%에 해당하는 약 45억달러 규모의 환매를 신청했다. 그러나 블랙스톤은 펀드 가치의 5%까지만 환매를 허용했다. 블랙스톤이 펀드 규정상 보유한 환매 제한 장치(gate)를 실제로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반유동성(semi-liquid) 사모대출 펀드의 구조적 특성을 다시 부각시켰다고 평가한다.


사모대출이란 은행 대신 사모펀드 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 운용사는 이를 기업 대출에 활용하고, 대출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회수해 수익을 배분한다.

사모대출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하며 약 2조달러 규모로 커졌다. 특히 최근 수년간 개인 자산가와 일반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월가의 대표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차입 부담이 높은 기업들의 부실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블랙스톤은 지난 1분기에도 환매 요청이 펀드 자산의 7.9%까지 치솟았지만 당시에는 경영진 자금을 활용해 모든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당시 경쟁사들은 이미 환매 제한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블랙스톤은 시장 신뢰 유지를 위해 전액 지급을 선택했다.


하지만 환매 압력이 지속되면서 결국 제한 조치를 선택했다. 블랙스톤은 투자자 서한에서 "펀드는 여전히 충분한 자본과 150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환금과 신규 자금 유입이 환매 규모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매 제한은 최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자산운용사 클리프워터도 투자자들이 펀드 자산의 17% 환매를 요구하자 5%만 환매를 허용했다. 앞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록, KKR,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했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사모대출 시장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사업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이들 기업에 대출을 제공한 사모대출 펀드의 손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블랙스톤 역시 올해 일부 투자 자산의 가치를 하향 조정했다.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메달리아(Medallia) 관련 대출에서 손실을 인식했고 치과 서비스 기업 어포더블 케어(Affordable Care)에 대한 대출 가치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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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성과 둔화 우려가 환매 증가의 배경"이라며 "당분간 신규 자금 유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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