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박 먹다 갑자기 2차대전까지"…4500만개 팔린 케이크의 반전[맛있는 이야기]
韓서도 열풍인 아박…100년 넘은 디저트
냉장고와 함께 탄생, 2차대전 당시 인기
투썸 플레이스의 인기 케이크 '아박'(아이스박스). 지난해 출시 이후 현재까지 4500만개 넘는 판매고를 올린 제품으로, 살짝 얼린 시원한 크림 케이크를 수저로 떠먹는 독특한 취식법으로 유명하다.
이런 아박은 사실 미국에서 시작된 요리로, 1세기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또한 전기냉장고, 제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며 빛난 음식이기도 하다.
美 전기냉장고 보급과 함께 시작된 아박
아박은 과자와 초콜릿, 크림 등을 층층이 쌓은 뒤 저온에 살짝 얼린 디저트다. 아박이라는 명칭이 처음 쓰인 건 1920년대 미국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문에 실린 광고, 디저트 레시피 등에는 '아이스박스 케이크'라는 이름이 자주 언급된다.
왜 아이스박스였을까, 그리고 또 왜 굳이 1920년대부터 시작된 유행이었을까. 1920년대는 미국 가정에 전기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다. 이전까지는 음식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박스'를 사용했지만, 냉장고 덕분에 미국인들은 신선한 과일, 우유 등을 더욱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됐다.
아박 케이크는 이런 시기 냉장고 판매를 더욱 활성화할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탄생했다. 아박 이전에도 미국인들은 과자와 크림을 층층이 쌓아 떠먹는 '트라이플'이라는 디저트를 즐겨 먹었는데, 트라이플을 냉장고에 살짝 얼리기만 하면 더욱 독특한 식감을 자랑하는 아박으로 재탄생했다. 아박은 순식간에 냉장고를 보유한 가정에서만 즐길 수 있는 중산층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2차대전 당시 국민 디저트로 등극
1930년대 후반 미국 신문에 실린 아박 케이크 레시피들. 대공황과 전쟁으로 생활고를 겪던 시절 미국인들은 과자 부스러기(Cracker crumble), 딸기(Strawberry) 등 다양한 재료를 한 번에 쏟아부어 디저트로 만들었다. 뉴스페이퍼닷컴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아박이 진정한 미국 디저트로 떠오른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1930년대다. 이미 대공황을 거치며 생활고에 쪼들렸던 미국인들은 어마어마한 군비를 감당하느라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생크림, 과자 부스러기, 초콜릿 가루 등은 '먹다 남은 음식'이 아닌 '소중한 열량'으로 탈바꿈했다.
미국 신문 아카이빙 웹사이트 '뉴스페이퍼닷컴'에 따르면, 대공황이 닥친 1930년대 초부터 미국 주요 일간지들은 앞다퉈 아박 레시피를 쏟아냈다. 아박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는 계란, 젤라틴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으며, 집 안에 남은 밀가루나 쿠키 부스러기를 재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미국 가정은 복숭아, 커피, 딸기 등 비싼 식자재가 들어올 때마다 모조리 아박으로 만들어 보관해 두곤 했으며, 아박 열풍은 1950년대 들어서야 사그라졌다고 한다.
전후 풍요로운 시대가 찾아오면서 미국인의 아박 사랑은 잠시 식었지만, 최근에는 '커스텀 디저트 열풍'과 맞물려 아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박의 장점은 대부분의 디저트 재료와 잘 어울린다는 범용성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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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는 자신만의 아박을 소개하는 레시피 동영상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으며, 이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Z세대가 아박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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