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국내 식음료 마케팅 치열
FIFA·KFA 후원-광고 모델 기용 등 총동원
손흥민 들어간 패키지 놓고 충돌 빚기도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대회는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104경기가 치러집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백전노장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 등 48개국 1248명 선수의 열정 넘치고 치열한 경기를 온전히 즐기고 계신가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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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은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네 번째 월드컵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큰 무대입니다. 스포츠 이벤트는 식음료 업계 입장에서는 특수 매출을 노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대대적인 마케팅이 진행됩니다. 큰 관심을 반영한 듯 국내 맥주, 커피, 햄버거, 아이스크림, 피자 등등 각종 식음료 제품에 손흥민의 얼굴이 담겨있는데요.

월드컵을 앞두고 식음료 업계의 마케팅 전쟁이 먼저 시작됐습니다. 축구 경기를 즐기는 소비자의 손길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는 겁니다. 이번 대회의 경우 손흥민의 얼굴이 곳곳에 있다 보니 모든 제품이 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처럼 보이는데요. 업체, 제품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번 맛잘알X파일에서는 월드컵 시즌을 맞은 식음료 업계의 분주한 움직임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카스에도 손흥민, 테라에도 손흥민…'월드컵 후원' 타이틀의 비밀[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14일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업체가 월드컵 시즌 마케팅을 펼치는 방식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월드컵을 개최하는 FIFA의 공식 후원사가 돼 'FIFA', '월드컵'이라는 공식 명칭을 확보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고요. 축구 국가대표팀을 구성하는 대한축구협회(KFA)의 공식 후원사가 되는 방법, 손흥민을 비롯한 국가대표 축구 선수를 광고 모델로 확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FIFA의 공식 후원사인 국내 식음료 업체는 오비맥주와 한국맥도날드, 한국코카콜라 정도입니다.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 맥도날드, 코카콜라가 FIFA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서 관련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자회사에 부여된 겁니다. 세 글로벌 회사 모두 FIFA와의 후원 관계를 수십년간 이어갈 정도로 상당히 깁니다.

FIFA와 KFA 공식 후원사인 오비맥주 카스 광고 영상 사진. 오비맥주 제공

FIFA와 KFA 공식 후원사인 오비맥주 카스 광고 영상 사진. 오비맥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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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의 공식 후원사가 되려면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데다 입찰 경쟁과 브랜드 검증 과정까지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계약 관계를 통해 이들 업체는 제품이나 광고에 'FIFA', '월드컵', '북중미월드컵' 등 이번 대회와 관련한 용어를 직접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업체 외에는 단어를 언급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일명 '앰부시 마케팅' 논란 때문인데요. 앰부시 마케팅은 월드컵을 비롯한 스포츠 이벤트나 특정 행사가 진행 중인 시기에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후원사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앰부시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활용됐으나 법적 문제가 커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 업체는 월드컵 트로피를 광고에 직접 노출하는 등 후원사가 보유한 독점 권한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공개한 광고 영상 상단에 카스 로고와 함께 FIFA 로고를 함께 게재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지난 3일 공개한 글로벌 차원의 광고에 손흥민을 비롯한 유명 축구 선수와 함께 FIFA 월드컵 트로피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맥도날드가 지난 3일 공개한 월드컵 관련 광고 사진. 맥도날드 홈페이지

맥도날드가 지난 3일 공개한 월드컵 관련 광고 사진. 맥도날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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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지난 1월 'FIFA 월드컵 오리지널 트로피 투어'를 통해 서울에 진짜 월드컵 트로피를 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FIFA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노출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 외에는 월드컵이나 FIFA라는 용어 대신 '축구 축제', '축구 팬 겨냥', 등 우회적인 표현으로 월드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KFA의 후원사로 우회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번 대회의 경우 KFA 공식 후원사로 FIFA의 후원사를 겸하는 오비맥주와 코카콜라가 들어가게 됐습니다. 직전 월드컵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동일한 상황이 유지된 겁니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손흥민 광고 포스터.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테라의 손흥민 광고 포스터. 하이트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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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FA의 주류 후원사는 2014년엔 하이트진로, 2018년엔 롯데칠성음료였습니다. 이 시기 오비맥주는 모회사로부터 권한을 받아 'FIFA 월드컵 공식 맥주'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는 KFA 후원사가, 'FIFA 월드컵 공식 맥주'라는 타이틀은 FIFA 후원사만 사용할 수 있게 됐죠. 광고와 응원 캠페인을 두고도 미묘한 용어 차이를 두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올해는 국가대표 중 상징적인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손흥민의 얼굴이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오비맥주의 카스 패키지에 동시에 찍힌 겁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부터 브랜드 출시 7년 된 테라의 광고 모델로 손흥민을 기용해 월드컵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테라는 손흥민 개인이, 카스는 손흥민을 포함한 11명의 국가대표 얼굴이 패키지에 실려 미세한 차이는 있는데요. 다만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상징성이 있다 보니 조율이 필요했고, 결국 물밑에서 관련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대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맥주 브랜드인 카스와 테라 마케팅 현장. 정현진 기자

최근 대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맥주 브랜드인 카스와 테라 마케팅 현장.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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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현재 하이트진로를 비롯해 맥도날드, 롯데웰푸드, hy, 메가MGC커피, 도미노피자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FIFA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는 지난 3일 손흥민과 데이비드 베컴, 티에리 앙리, 호나우지뉴, 라민 야말 등 축구 스타와 함께 글로벌 광고를 내놓고 월드컵 특별 메뉴를 통해 이들의 얼굴이 담긴 기념 한정판 컵을 출시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손흥민을 월드콘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뒤 지난달부터 관련 마케팅을 진행 중이고요. hy도 2024년부터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브랜드 광고 모델인 손흥민의 광고 영상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메가MGC커피와 도미노피자도 제품 패키지에 손흥민의 얼굴을 담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 월드콘의 손흥민 광고 포스터. 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 월드콘의 손흥민 광고 포스터. 롯데웰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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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월드컵을 둘러싼 식음료 업계의 치열한 마케팅을 보니 매출에 도움이 될지 궁금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세계적인 행사에 브랜드가 후원사로 참여한다는 건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스포츠 이벤트나 국가적 행사에 동참해 제품이 가교 역할을 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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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 경기를 보며 어떤 음식, 음료와 함께하고 계신가요? 월드컵 마케팅을 둘러싼 식음료 업계의 이러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며 맛있는 음식, 음료와 함께 한층 더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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