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공급은 지지부진, 주거난 가중
집권 후 1년 집값 오름폭
참여정부 이후 가장 큰 수준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부동산 성적표는 현재로선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2000년대 이후 역대 정권 집권 후 첫 1년간 집값 오름폭은 앞서 참여정부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집값이 정부의 정책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닌 데다 앞서 정부의 과오가 일정 부분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집권 후 1년간의 성과를 가늠할 핵심지표 가운데 하나인 집값 변동 폭이 크다는 건 그 자체로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최근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곳곳에서 전월셋값마저 가파르게 치솟는 등 주거난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소신은 뚜렷하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거둘 수 있는 여건을 뜯어고쳐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점을 취임 이후 종종 밝혀왔다. 인수위 없이 꾸려진 새 정부가 출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가장 먼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가계부채 관리방안인 것도 이런 맥락이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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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고 최대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갭투자를 막기 위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는 한편 생애 최초 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축소,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 제한 등을 강제했다. 당시 고강도 조치를 내놓은 건 서울에서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재지정한 상황에서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집값이 급등할 조짐을 보인 영향도 있다.

이후 두 달가량 지난 시점에 대규모 공급대책을 내놨다. 9·7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서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앞서 윤석열 정부 시절 주택 공급이 더뎠던 탓에 준공·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번진 상태였다. 하지만 아파트 같은 입맛에 맞는 주택 공급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재인 정부의 공급 대책과 비슷해 집값만 자극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 1년]수요·대출만 옥죄기…집값은 글쎄 원본보기 아이콘

강도 높은 가계부채 대책과 공급 계획을 공표한 후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자 수요억제 대책을 한층 강화했다. 서울 전역과 과천·광명 등 서울 인접 지역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아파트만 해당)으로 묶었다.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주택가격이 25억원을 초과할 시 대출한도를 2억원으로, 15억~25억원 집은 4억원으로 더 낮췄다.


올해 나온 1·29 도심주택 공급 및 신속화 방안은 지난해 9·7대책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과 주변 구체적인 사업지를 특정하고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과천 경마장·군부대 이전, 태릉CC 등에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시기를 포함했다. 다만 지자체나 주민 등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내놓으면서 실행 가능성은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이재명 정부 1년]수요·대출만 옥죄기…집값은 글쎄 원본보기 아이콘

윤석열 정부에서 1년 단위로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4년 만에 다시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이 대통령이 총대를 멨다. 이 대통령은 직접 나서 "추가 유예는 없다"는 점을 못 박았다. 올 하반기 나올 세제 개편안에서 부동산 세제를 어떻게 손볼지, 기정사실화된 기준금리 인상이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 주택 공급과 관련한 입법 과제가 원만히 처리될지가 향후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는 데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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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청한 전문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물 유도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보면 정책 방향을 사실상 대통령이 정한 상태에서 상명하달식으로 내려오는 일이 빈번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신축성이 떨어지는 위험한 의사결정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실거주를 강제하는 정책으로 임대차 시장이 자극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올 하반기 이후 매매나 전월세 지표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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