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민주 한국의 귀환' 국제무대 첫 외교 메시지
李대통령, 1년새 14개국 방문·50개국 이상 정상회담 등 외교일정 소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국제무대에 발신한 첫 외교 메시지는 '민주 한국의 귀환'이었다. 미·중 갈등으로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불법계엄 사태를 넘어 대한민국 외교 위상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열흘여 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지난 1년간 14개국을 방문하고 50개국 이상과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등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역대 정부 중 최단기간 한미 정상 상호 방문이 이뤄졌고, 시진핑 중국 주석도 11년 만에 국빈 방한했다. 지난 정부에서 악화한 일본과의 관계도 셔틀외교를 복원, 7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었으나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표 실용외교'가 첫 가시적 성과를 냈다. 최대 난제였던 대미 관세협상에서 당초 미국이 요구한 상호관세율(25%)보다 낮은 15%로 타결하고,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숙원사업이었던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과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 범위를 넓힐 기회를 뚫어낸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000t급 이상 핵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까지 건조하고 후반에 전력화하는 내용의 '장보고 N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핵연료는 농축도 20% 미만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고, 설계·건조·운용·해체까지 전 주기를 국내 기술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핵잠은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이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해야 하지만 핵잠은 수개월 동안 잠항이 가능해 장기 수중 작전에 유리하다. 속도와 은밀성도 디젤 잠수함보다 뛰어나 전략자산으로 평가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안 장관은 "내일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아무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와 내용을 풍성하게 미 의원들에 전달했다"며 "한미 양국이 2020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한 것을 비롯해, 우리의 능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률 수치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다만 미국과 큰 틀에서의 공감대는 이뤘으나 구체 시기를 놓고는 이견이 여전하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선 안 된다"면서 조기 전환 시도를 견제했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도 "미군의 작전 계획과 미군 장병들이 수십 년간 지녀 온 책임이 존중되는 지점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이라는 큰 방향은 공감하지만 시기를 놓고는 적절한 시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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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대북정책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헌법에 반영하며 좀처럼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출범 이후 대북전단 살포, 확성기 방송 등을 모두 중단하고 '평화공존' 정책을 강조하며 관계개선을 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벌어진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유감'을 공식 표명했으나 북한의 반응은 냉랭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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